하루짜리 여행 들어보셨어요? 최근 가족과 일본여행을 계획하면서 도서관에서 △일본 △여행에세이 △일본역사 등에 대한 책을 들춰보고 있는데요. 여행 관련 서가 앞에서 제목 하나하나 읽어보며 흥미 있는 책을 꺼내보는 식으로 찾아보고 있어요. 그러다 발견한 것이 바로 '오늘하루 나 혼자 일본여행'이라는 책입니다.
책의 요지는 '장기간 여행을 떠나기엔 직장에서 장기 휴가를 신청하기 현실적으로 어려우며 금전적 부담도 적지 않으니, 하루 이틀짜리 여행을 자주 다녀보자'는 내용이에요. 작가는 "일상은 여행이라는 탈출구를 통해 유지될 수 있고, 용기 내어 틈(여행)을 만드니 일상(사회생활)이 빛나기 시작했다"고 전했습니다.
대단치 않은 내용인데 마음에 와닿은 것은 작가의 솔직한 '자기반성' 때문이었습니다. 작가는 하루짜리 후쿠오카 여행을 떠나 이름모를 건물의 옥상정원에서 책을 읽으며 이같은 점은 느꼈습니다. 책의 내용을 잠시 소개하자면요.
"타국에 와 이방인이 돼서야 그런 내가 얼마나 어리고 어리석었는지 깨닫는다. 일상에서 한 발짝 떨어지니 일상 속의 내가 객관적으로 보인다. 지금 내 앞의 그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듯 사회 생활도 적당한 거리를 유지 했어야 했다. (중략) 사회 생활을 해야 했는데 다시 학교 생활을 했었나보다. 나에겐 마치 회사가 학교고, 동료는 친구이며 상사는 선생님 같았다. 선생님께 인정받는 학생, 친구들에게 인기있는 친구처럼 회사에서도 그런 직원이 되고 싶었던 것이다. 내가 듣고 싶었던 그 말은 다른 누군가에게 구걸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 해야 했다. 그들이 날 인정하지 않았던 게 아니고, 내가 나 자신을 인정하지 않았던 것이다."
여행은 일상에서 차마 발견하지 못했던 깨달음을 얻게 해줍니다. 일상으로부터 한 발자국 물러선 뒤에야 저런 깨달음과 자기반성도 생기는 것이겠지요. 그리고 그 깨달음과 순간의 기억, 그리고 즐거움을 다시 호주머니에 넣고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호주머니에 꼬깃꼬깃 담아온 소중한 추억과 마음의 근육을 하나하나 꺼내보고, 필요할 때 사용하기도 합니다. 여행이라는 일탈이 일상의 원동력이 되길 기대하면서 말이죠. 소중한 일상을 살아내기 위해 여행같은 '즐거운 일탈'을 더 많이 찾아내야 할 것 같아요.
붐비는 인천국제공항.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