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향후 3~5년 후에는 현재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처럼 인공지능(AI) 개인비서를 2~3개 쓰게 될 것이다. AI 개인비서 시장이 가장 뜨거운 시장이 될 것이고, SKT는 에이닷과 글로벌 얼라이언스를 통해서 그 시장을 가장 선점하려는 전략을 갖고 있다."
26일 유영상 SKT 사장은 서울 중구 을지로 T타워 수펙스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SKT의 '글로벌 AI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이 같이 말했습니다.
이날 SKT는 △AI인프라 △AIX(AI 전환) △AI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AI 피라미드 전략'을 발표하며, 3대 영역의 자체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전방위 협력을 통해 글로벌 AI컴퍼니가 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위해 2028년까지 AI 관련 투자를 지금보다 약 3배 확대해 향후 5년 동안 투자 비중을 33% 수준으로 높인다는 계획입니다.
유영상 SKT 사장이 26일 SK T타워 수펙스홀에서 열린 ‘SKT AI 사업전략 기자간담회’에서 키노트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SKT 'AI 피라미드 전략'의 정점에 있는 서비스는 AI 개인비서입니다. SKT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선보인 한국어 LLM(초거대언어모델) 서비스 에이닷(A.)의 정식 버전을 공개했습니다. AI 개인비서 '에이닷'은 AI전화를 시작으로, AI 통역 전화, 라이프 어시스턴스 등의 서비스로 커뮤니케이션 경험을 강화하고 일상과 AI 서비스 연결을 강화합니다.
AI 전화는 상대방과의 통화 내용을 AI로 분석해 정보 중심의 통화 요약을 제공하고, 통화 중 잡힌 약속을 캘린더에 등록하거나 주소를 공유합니다. 또한 전화 통화 중 실시간으로 통역이 되는 AI 통역 전화 기술도 준비중입니다. 이 기술은 오는 11월 도입을 목표로 개발 중인데, 한국어와 영어, 일본어, 중국어 4개국어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11개 언어를 지원할 예정입니다. 라이프어시스턴스 기능으로는 'A. sleep' 서비스를 통해 수면 진단기 없이 고객의 소리 분석만으로 AI 수면 관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유 사장은 "AI 전쟁의 승부는 결국 여기(AI 개인비서)서 결정된다고 생각한다"라며 "텔코 기반의 서비스를 AI 개인비서에 녹여 구글이나 다른 빅테크들의 AI 개인비서와 다른 서비스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AI 피라미드의 중간층인 AIX는 모바일, 브로드밴드, 엔터프라이즈 등 SKT의 핵심 사업 전반에 AI를 접목해 생산성과 고객 경험을 혁신한다는 전략이 담겨있습니다. SKT는 기존 사업의 AI 전환은 물론 모빌리티, AI 헬스케어, 미디어, 애드테크 등 SKT의 역량을 확장한다는 계획입니다.
특히 SKT는 기존 Vision AI, Language AI, Big Data AI 등 AI 솔루션에 멀티LLM을 결합해 고객별 수요에 맞는 LLM 전략과 파트너를 활용한 AI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자체 데이터가 있는 고객에게는 구축형 모델을 제공하고, 일반 기업 고객에게는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기반의 패키지를 구성해 제공하는 등 산업별로 가장 적합한 AI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설명입니다.
SKT는 AI 데이터센터, AI 칩셋, 멀티 LLM 등 AI 인프라 구축에도 역량을 집중할 계획입니다. SKT AI의 기술이 집결된 AI인프라는 AI 피라미드 전략의 기반이 됩니다.
26일 열린 SKT AI 사업전략 기자간담회에서 (왼쪽부터) 류수정 사피온 대표, 최성균 SKB DC CO담당, 김지원 SKT 대화 담당, 정석근 SKT 글로벌/AITech 사업부장, 유영상 SKT 사장(가운데), 김용훈 SKT AI서비스사업부장, 김경덕 SKT 엔터프라이즈 CIC장, 한명진 SKT 최고전략책임자, 하민용 SKT 최고사업개발책임자가 Q&A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이날 SKT는 AI 기술 브랜드명을 '에이닷엑스(A.X)'라고 확정하고, LLM 브랜드도 '에이닷엑스 LLM'으로 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SKT의 LLM은 초기 범용적 언어모델에서 텔코, 미디어 등 버티컬로 최적화된 LLM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김지원 SKT 대화 담당은 "텔레콤 영역에서는 특화된 고유 데이터를 더 많이 학습해 지속적으로 고도화할 수 있다"라며 "SKT의 풍부한 통신데이터를 바탕으로 이 분야의 1위 LLM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유 사장은 "에이닷, 에이닷엑스, 에이닷LLM 등은 앤트로픽이나 오픈AI와 단순 경쟁이 아니라 빅테크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를 위해 SKT는 향후 5년 동안 AI 투자 비중을 과거 5년 대비 약 3배 확대할 계획입니다. 또한 2028년 매출을 25조원 이상 달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유 사장은 "우리는 텔코에서 AI컴퍼니로 전환 중이고, 네트워크 투자의 전후방 효과도 크지만 AI분야는 더 크다"라며 "통신 네트워크를 포함한 AI에 투자하는 회사로 인식해달라"고 강조했습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