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올 상반기에 기대했던 것과 달리 하반기에도 더딘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과 고금리·고물가 등의 영향으로 ‘상저하저’가 유력해지면서 기업들의 채용문도 좁아질 것으로 관측됩니다. 특히 반도체와 같은 제조업 부문에서의 취업문은 활황기였던 지난 2018년과 비교해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3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이 최근 매출액 500대 기업 대상으로 채용 계획을 묻는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 127곳 중 82곳(64.6%)은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이 없거나 아직 수립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였던 지난해 같은 조사에선 하반기 채용 계획이 미정이거나 없는 기업은 62%였는데, 올해 2.6%포인트 늘었습니다. 채용 계획을 세운 기업에서도 전년 대비 규모를 줄이겠다는 기업이 24.4%로 늘리겠다는 기업(17.8%) 보다 많아지면서 취업문은 좁아졌습니다.
또 응답 기업들은 올해 대졸 신규 채용 예상 경쟁률을 평균 81대1로 예상했습니다. 이는 좁아진 취업문턱 대비 지원자 수가 많아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지난 7월 '지역특화형 비자 유학생 채용박람회'가 열린 20일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BPEX)에서 외국인 유학생들이 행사장 출입구를 지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삼성은 4대 그룹에서 유일하게 신입사원 정기 공채 제도를 유지하고 있는데, 올해는 반도체 활황기였던 지난 2018년과 비교해 1400여명이 줄어든 규모로 채용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2018년 삼성은 상·하반기 각각 4~5000명, 8~9000명으로 1만2000명 채용했지만 올해는 업황 불황으로 1400명 줄어든 1만600명 채용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SK그룹에서도 대규모 채용이 이뤄지는
SK하이닉스(000660)가 2018년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연간 1000명 이상이 넘는 채용을 했지만, 올해는 적자 지속과 감산 등의 영향으로 소폭 줄어든 규모로 채용에 나설 듯 보입니다.
반면, 비제조업인 항공업계는 분위기가 사뭇 다릅니다. 코로나 엔데믹 국면에 따라 기지개를 켠 항공업계는 기재 도입 계획에 맞춰 채용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실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티웨이항공(091810)은 올 상반기까지 300명 채용을 완료한데 이어 하반기 채용을 진행 중이며,
아시아나항공(020560) 자회사 에어서울 역시 올해 들어 27명의 객실승무원 채용을 완료했습니다.
대한항공(003490)도 작년 하반기 100명 신입 객실승무원 채용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정규직 전환형 인턴 객실승무원 150명 채용을 마쳤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업황 별로 채용 규모에 차이가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경기 침체 장기화 여파로 특히 제조업 부문은 채용 규모를 크게 늘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에어서울 신입 객실승무원 수료식 기념 촬영. (사진=에어서울)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