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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 근절' 외친 무신사…'입점사 제품' 카피 의혹
무신사 스탠다드, 입점사 제품과 캠페인 카피 논란
입력 : 2023-10-10 오전 9:19:38
 
[뉴스토마토 이지유 기자] 입점 브랜드와의 시너지를 통해 입점 영역을 침해하지 않고, 스타일링의 조화를 이루는 콘셉트로 출범한 무신사의 자체 브랜드(PB)인 '무신사 스탠다드'가 때아닌 입점사 의류와 포스터 캠페인을 카피했다는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10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 일부 직원들은 사측이 입점사 판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카피 상품을 제작했다고 폭로했습니다. 
 
자신을 무신사 직원이라고 밝힌 A 씨는 "무신사의 제품 및 캠페인 카피를 하며 기업 차원에서 이를 덮는 일을 계속 봐왔다"면서 "자사 PB라 무조건 두둔할 문제가 아니고, 우리나라 패션 일부를 담당하는 기업으로서의 책임감으로 반성하고 개선하는 기회가 필요한 시점으로 느껴져 이를 밝히기로 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왼쪽부터 무신사 스탠다드 오피스 컬렉션 포스터. 오른쪽 포터리 23 S / S 컬렉션 포스터.
 
A씨는 카피 증거로 무신사와 포터리 캠페인에 나와있는 아스팔트 탑뷰 사진 모델의 헤어스타일과 안경의 일치함, 오피스 캐주얼이라는 테마를 굳이 붉은색 벽돌 건물로 일치 시킨 점, 탑뷰의 아스팔트 거리와 에스컬레이터라는 배경을 동일하게 구성한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익명을 요청한 내부 직원은 "돈만 되면 물불 안 가리고 다 카피하는 게 무신사"라며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입점사 브랜드의 디자인은 카피하면 안 되는 짓인데 제품이며 캠페인이며 양심 없이 다 카피해 한국 패션 산업을 망하게 하고 있는 주범"이라고 밝혔습니다.
 
무신사가 입점 브랜드를 카피했다는 정황은 캠페인 뿐만 아니라, 자사 입점 브랜드의 의류 제품에도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무신사 입점 브랜드사인 어나더오피스 '산타이고 슬랙스'가 무신사의 '일명 무산슬' 슬랙스 제품과 90% 를 넘는 유사율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두 제품은 육안으로 확인했을 때 유사점을 보였습니다. 
 
왼쪽부터 무신사 스탠다드가 카피했다는 슬랙스 제품과 오른쪽 어나더오피스 산타이고 슬랙스 제품.
 
무신사 관계자는 "투버튼 스타일 등 일반적인 스펙상 비슷한 부분은 존재하나, 면밀한 법률 검토 및 기존 상품 검토 결과 해당 브랜드의 권리를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무신사는 올해 초 한국브랜드패션협회 소속 50여개 회원사와 패션 업계의 '디자인 카피·도용' 문제를 바로잡아 브랜드의 지식재산권을 보호하는 '페이크 네버(FAKE NEVER)' 캠페인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해당 캠페인은 우리나라 패션 시장에서 사실상 방치되고 있는 디자인 카피, 모조품 유통 등의 해묵은 문제를 해결한다는 목표로 카피한 상품을 생산·유통·판매하는 행위의 심각성을 알려 소비자 인식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었지만, 캠페인 전개 몇 달 만에 도리어 사측이 입점사 제품을 카피했다는 논란이 불거진 상황입니다.
 
무신사 측은 "법 위반 이슈와는 별개로, 디자인권 침해 및 유사 콘텐츠 문제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내부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무신사 내 입점 업체들의 권리 보호를 위한 노력 또한 강화하고자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이지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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