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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기사 보면 나라 망할 것 같아"
입력 : 2023-10-10 오후 6:43:25
"경제 기사만 쓰다 보니 나라 곧 망할 것 같아."
 
문화부 기자로 일할 시절 만났던 한 동료 기자의 말이었습니다. 처음엔 쉽사리 공감을 하지 못했습니다. 경기가 살아난다는 기사, 가계 부채가 줄어들고 물가가 잡혔다는 기사보다는 부정적인 내용의 기사들을 더 자주 접했기 때문입니다.
 
경제 기사는 으레 부정적인 내용들만 나오는 줄 알았고, 원래 나라살림은 어려운 것이라고 쉽게 치부해버렸습니다.
 
그런데 각종 경제지표를 꼼꼼하게 뜯어보니 정말 '비상 상황'이 맞았습니다. 
 
가장 가까이서 체감할 수 있는 지표는 바로 청년 취업 동향이었습니다. 모든 연령층을 통틀어 29세 이하의 고용보험 가입자 수만 지속적으로, 무려 13개월째 줄어들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아무리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지만 지금의 상황을 단순히 '인구 감소' 탓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냅니다. 하지만 정부는 '취업 지표가 개선됐다'며 듣지 않는 모양새입니다. 
 
취업률이 나아졌다고 할 수 있을까요. 일터에 나가는 청년들 중 단기 근로자의 비중도 나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지 못한 채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났다는 겁니다.
 
수출 부진 등 각종 악재가 겹쳐 경제성장률은 1%대 중반을 넘기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10일 내놓은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보면 우리나라의 성장률은 1.4%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세계경제 성장률(3.0%)의 절반도 채 미치지 못하는 수치입니다.
 
이러다 정말 나라가 망하기라도 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불리한 상황에 마주칠 때마다 "전 정권이 잘못해서 그렇다"며 책임을 회피하기 바쁩니다.
 
'전 정권'이 끝난지도 벌써 1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지금의 경제지표 악화를 더이상 '전 정권'만의 탓으로 보기는 불가능합니다. 
 
부디 안정적인 일자리에서 일하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물가상승률보다는 높은 최저임금 인상률이 결정되는, '망하는 것 같지 않은' 나라가 되기를 바랍니다. 
 
국제통화기금이 10일 발표한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보면 우리나라는 7월과 동일한 1.4%로 전망된다. 그래픽은 IMF 경제성장률 전망치. (그래픽=뉴스토마토)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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