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내년도 연구개발(R&D) 예산을 전년 대비 삭감한 것에 대해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연구개발 예산이 나눠먹기식으로 배분되는 현 구조를 바로잡기 위함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연구개발 카르텔이라는 언급을 한 이후 정책 기조가 변한 것이 아니라 선택과 집중을 고려한 예산의 배분이라는 얘기입니다.
이종호 장관은 11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과기정통부 국정감사에서 "(연구개발 예산 삭감은) 국회와 언론 등에서 나온 지적과 함께 과학기술계 투자 우선 순위를 정책의 예산 소요 적정성 등을 고려한 결과"라며 "선택과 집중, 종합적 고려를 통해 치열하게 재정당국과 긴밀하게 협의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내년도 국가 R&D 예산으로 25조9000억원을 배정했습니다. 올해 31조1000억원보다 약 16.6% 삭감된 규모입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1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 등의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야당 의원을 중심으로 정부의 연구개발 예산이 줄어든 배경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습니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과기정통부가 성과와 중요성을 평가해 투자우선순위가 가장 높은 'S 등급'을 부여한 사업 35개 중 13개 사업 예산이 삭감됐다"며 "중요 기술 개발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정문 민주당 의원도 "윤석열정부에서 중섬 육성하겠다고 밝힌 반도체·인공지능(AI)·양자·우주·데이터 등도 분야를 가리지 않고 삭감됐다"며 "신규사업이 일부 추가됐지만 정상 진행 중인 사업을 일방적으로 삭감하고 다른 신규사업을 추진한다해서 제대로 된 연구개발이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현장의 목소리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낡은 관행과 비효율을 걷어내고 최고 수준의 연구개발, 연구개발다운 연구개발을 수행하는 건강한 과학기술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함"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이번 연구개발 예산 축소는 윤 대통령의 '연구개발 카르텔' 지적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허숙정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의 연구개발 카르텔 척결이라는 말이 나온 후 예산이 삭감된 것이냐"고 질의했는데, 이에 대해 이 장관은 "연구개발 카르텔이라는 언급은 없었다"며 "연구개발 비용이 나눠먹기식으로 가져가는 것을 없애자는 취지"라고 언급했습니다. 교수 시절 국가의 예산을 받는 다수의 연구개발에 참여할 당시에도 합리적으로 연구개발 상벌을 기획해야 한다고 마이크를 잡고 주장한 바 있다는 점도 내세웠습니다.
이 장관은 "실제 국가 연구개발 사업을 쉽게 따기 위해 불법적인 일들이 있었고, 지금 조사도 받고 있는데 이런 부분을 카르텔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의 제도 개선만으로는 해결이 힘드니 이에 대한 효율화 차원에서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