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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이랜드②)이랜드월드 부채비율 증가세…경영 정상화 ‘난망’
박 회장 부부, 지주사인 이랜드월드 지분 절반가량 보유
입력 : 2023-10-12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유태영 기자] 이랜드월드는 이랜드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핵심적인 위치에 있습니다.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이 이랜드월드의 지분 40.67%(191만9027주), 박 회장의 부인 곽숙재 여사가 8.06%(38만405주)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부부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합하면 전체의 절반에 육박합니다. 
 
이랜드월드는 △이랜드리테일(100%) △이랜드인베스트(100%) △이랜드파크(51.02%) △이랜드건설(49.84%) △이월드(13.84%) 등을 계열사로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랜드월드, 부채비율 약 180%…재무 리스크 여전
 
서울 금천구 가산동 이랜드월드. 사진=이랜드
 
주요 축을 형성하는 이랜드월드의 경우 올해 6월말 기준 부채비율이 180%에 육박합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K-IFRS(연결) 이랜드월드의 6월말 기준 부채비율은 179.3%입니다. 차입금의존도는 48.8%로, 지난해 말 대비 3% 포인트 상승했습니다. 
 
부채비율은 부채총계를 자본총계로 나눈 것으로 기업 유동성을 가늠하는 척도로 활용되는 지표입니다. 업계에서는 부채비율이 100% 이하일 때 이상적이라 판단하는데 이랜드월드는 이 수준을 뛰어넘은 것입니다.
 
 
이랜드월드의 부채비율은 2021년 173.7%에서 올 6월말까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습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8월 21일 기준 이랜드월드의 무보증사채를 부정적 등급인 'BBB'로 평가했습니다. 한국신용평가는 "영업실적 회복세이나, 사업환경의 불확실성이 상존한다"며 "현금창출력 대비 과중한 재무부담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재무부담에 대해서는 "2021년 유형자산 재평가를 통해 연결기준 부채비율이 200% 미만으로 하락하였으나 최근 2년간 순차입금/EBITDA가 7.7배로 현금창출력 대비 재무부담이 과중한 수준이며, 코로나19 이후 저하된 수익성과 현금창출력으로 인해 순차입금이 증가세에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그룹 차원의 자산매각을 진행하고 있으며, 유입되는 자금을 통해 차입금을 점진적으로 감소시킬 계획"이라며 "자산매각에 따른 차입금 감축 규모와 재무부담 추이에 대해서는 확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결국 이랜드월드가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사세를 불려왔지만, 현재 '재무 리스크'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는 모습입니다. 
 
재무 건전성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엔 현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연쇄적인 자산매각 시나리오도 고려해야 한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이와 관련해 이랜드 관계자는 "몇 년 전에 여러개 브랜드를 매각한 것은 부채비율이 400%에 육박해 200% 미만으로 줄이기 위한 작업이었다"며 "현재 부채비율은 타 회사 대비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된다"고 말했습니다. 
 
이랜드는 2017년에 연매출 4000억원의 '티니위니'를 매각하는 초강수를 둔 적도 있습니다. 2016년말 기준 이랜드그룹의 부채비율이 315%까지 치솟자 중국 패션업체 브이그라스에 '티니위니' 브랜드를 8770억원에 매각했습니다. 매각대금으로 차입금을 상환하면서 2017년 1분기 부채비율은 240%까지 낮아졌습니다. 
 
브랜드 매각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2019년 8월엔 케이스위스 브랜드를 중국 스포츠기업 엑스텝에 약 3000억원에 매각했습니다. 2018년말 기준 부채비율이 172%에 달해 단행된 조치였습니다.
 
스파오, 경쟁 브랜드 '탑텐' 매출의 반토막 수준 
 
 
이랜드그룹은 1980년 박성수 회장이 이화여대 앞 '잉글랜드'라는 2평 남짓의 보세의류로 기반을 닦아 1986년 '이랜드' 법인으로 사세를 확장합니다.
 
그로부터 37년이 지난 현재 이랜드그룹은 연매출 5조원대의 대규모 기업집단으로 성장했지만 최근 이랜드 패션 브랜드 실적은 좋지 못합니다.
 
이랜드월드엔 다양한 패션 브랜드가 있습니다. 스파오(SPAO), 미쏘(MIXXO), 뉴발란스 등이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하나의 브랜드로 떼어 내고 보면 대부분의 브랜드가 경쟁업체보다 밀리는 모습입니다.  
 
스파오는 지난 2009년에 명동 1호점을 시작으로 국내에 론칭했습니다. 경쟁사인 신성통상의 탑텐이 3년뒤인 2012년에 론칭했습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탑텐의 매출액은 7800억원으로 스파오(4000억원)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스파오가 3000억원대에서 매출이 정체된 사이에 탑텐은 매년 1000억원 이상의 매출증대가 이뤄졌죠.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스파오 연간 매출액은 △3200억원 △3300억원 △3200억원 △4000억원으로 정체돼 있었습니다. 반면 탑텐은 △2800억원 △4300억원 △5850억원 △7800억원으로 가파르게 성장했죠.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탑텐과 스파오의 연매출이 4000억원 넘게 차이나는 것은 소비자들의 선택이 탑텐이라는 의미"라며 "탑텐은 철저한 유니클로 미투 전략으로 불매운동의 빈자리를 꿰찬데 반해 스파오는 중저가 브랜드 이미지에 자신들만의 색깔을 고집한 것이 성패를 갈랐다"고 평가했습니다.
 
유태영 기자 ty@etomato.com
유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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