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 떠나기에 더할 나위 없는 가을, 가을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야외 행사들이 곳곳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특히 가족이나 가까운 친구들과 하루 여유롭게 시간 보내기에 동물원이나 식물원 만한 곳도 없을 겁니다.
그래서 이맘때 동물원과 식물원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행사들이 다양하게 진행되기도 합니다. 서울대공원에서는 ‘동물원 밖 동물원’ 행사가 오는 29일까지 열리는데요. 벌써 8회를 맞는 행사입니다.
올해는 동물을 주제로 한 다양한 예술작품들을 감상하고 체험 프로그램을 만나볼 수 있다고 합니다. 사람과 동물의 공존을 모색하고자 야외공간에서 동물 조각품, 평면작품 등을 전시하는 예술 동물원을 목적으로 기획됐습니다.
상설 전시는 작가 43인의 조각작품 43점을 서울대공원 곳곳에서 찾아보는 ‘숨은 조각 찾기’, 조형물 전시인 ‘멸종위기동물 그래픽 아카이브’, 동물 모습에서 우리의 모습을 엿보는 ‘나를 닮은 동물’ 전시 3개 프로그램이 운영됩니다.
지난 12일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동물원 판다월드에서 푸바오가 당근과 대나무를 먹은 뒤 나무에 올라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눈길을 끄는 건 ‘멸종위기동물 그래픽 아카이브’ 전시인데요, 동물을 초상화 형태로 기록하는 성실화랑이 함께 참여했습니다. 망자의 묘비에 주로 사용하는 글귀 ‘편히 쉬소서(REST IN PEACE)’ 대신 사라진 동물들과 사라져가는 동물들이 지구에서 편히 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지구에 잠들다(REST IN EARTH)’ 동물 묘비 조형물 전시가 준비됐습니다.
앞으로 3주간 주말에는 작가들과 함께하는 ‘버려진 종이박스로 조각작품 만들기’, 낙엽으로 동물모형과 리스를 만들어보는 낙엽아트, 과자로 잠자리 만들어보기 등 다양한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서울식물원에서는 게임 형식의 체험형 미디어 작품들로 식물을 만나는 이색 전시가 오는 19일부터 열립니다.
가상현실 속 미로를 탐험하며 서울식물원에 있는 온실 식물 12종에 대해 알아보고 식물의 생존 전략과 잃어버린 이름을 찾아 떠나는 전시인데, 게임 형식으로 구현됐다고 합니다. 관람객이 직접 게임처럼 체험하며 식물에 대해 배우고, 나만의 식물도감을 만들어 볼 수 있습니다.
이번 특별전 제목은 ‘보타닉 메이즈-식물은 살아있다’로, 식물 정보를 미디어 콘텐츠로 구현한 이색 전시를 통해 오랜만에 식물원 나들이를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21일 작가의 전시해설을 듣고 해설사와 함께 온실투어를 진행하는 전시 개막 프로그램도 진행된다고 합니다.
안창현 사회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