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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 정상회담…미 주도 세계질서 흔든다
18일 '일대일로 포럼' 계기 회담…북러 군사협력에 중국 연대 주목
입력 : 2023-10-18 오전 6:00:00
블라디미르 푸틴(가운데) 러시아 대통령이 17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제3차 일대일로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베이징 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중국의 핵심 대외 정책인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구상 10주년을 맞아 열리는 '제3회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이 17일(현지시간) 공식 일정에 돌입했습니다. 이번 포럼에서 가장 주목되는 건 18일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입니다. 미국에 맞선 북러 간 군사협력에 거리를 둔 중국이 향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가 최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입니다. 
 
이날부터 이틀간 베이징에서 개최되는 이번 일대일로 포럼엔 140개국, 30개 국제기구에서 4000여명의 대표단이 참석했습니다. 푸틴 대통령도 일대일로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중국에 도착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포럼 기간 시 주석과 만날 예정인데요. 두 정상 간의 대면은 지난 3월 시 주석의 러시아 국빈 방문 이후 약 7개월 만입니다.
 
북중에 손짓하는 러시아키 쥔 '시진핑'
 
중러 회담의 주요 의제 가운데 관심을 끄는 대목은 양국의 군사협력 부분입니다. 앞서 지난달 13일 북러 정상회담에선 무기거래 등 군사협력 사항이 중점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중국은 관망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중국이 이번 회담을 통해 러시아발 '북중러 연대' 논의에 동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북중러 3국의 군사협력이 강화된다면 지난 8월18일(현지시각)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사실상 동맹에 준하는 한미일 3국의 안보 협력 틀이 만들어진 데 대한 맞불 성격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주도의 기존 세계질서에 도전장으로도 해석될 수 있습니다.
 
다만 양 정상이 대외적으로 군사협력 강화 움직임을 부각시키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만만치 않습니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내부적으로는 군사협력을 해도 외부적으로 대놓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어 경제 협력과 관련해 "중국이 위안화의 국제화에 대한 관심이 많다"며 "미국의 달러 패권에 대항하는 차원에서 중러 협력을 부각시키는 이야기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습니다.
 
대북 문제를 포함한 동북아 전략 역시 대화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예측됩니다. 현재 북중러 연대를 대외적으로 더욱 공고히 하기를 기대하는 푸틴 대통령과 달리 시 주석은 조심스러운 입장입니다. 러시아와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핵·미사일 개발 등으로 '국제적 고립' 상황에 처한 것과 다르게 중국은 자국의 영향력 확대를 위한 외교적 관여를 지속적으로 추구해왔기 때문입니다. 중러의 동북아 전략이 향후 대북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어떤 논의 결과가 나올지 주목됩니다.
 
지난 3월21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 대궁전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팔 사태에 '미국 대 중러' 대립
 
특히 최근 국제사회 이슈로 떠오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충돌 사태와 관련해 양 정상이 어떤 입장을 밝힐지도 관전 포인트입니다. 공교롭게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8일 이스라엘을 전격 방문합니다. 중러 회담이 시작되는 비슷한 시기에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방문한다는 점에서 이·팔 사태를 두고 '미국 대 중러'의 대립 구도가 더욱 격화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방문을 통해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보여줄 것으로 전망됩니다. 반면 중국은 팔레스타인을 옹호하고 있습니다. 중동 내 영향력 확대를 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러시아도 이스라엘을 향해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하는 등 중국과 유사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다만 양 정상이 기존 입장과 다르게 이번 회담에선 전쟁이 번지지 않도록 유도하는 메시지를 낼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남주 성공회대 중어중국학과 교수는 "이-팔 사태도 있고 해서 중러 협력이 좀 더 주목을 받고 있는데 기본적으로 양쪽이 대화를 통한 분쟁 해결을 기조로 이야기를 진행하지 않을까 싶다"고 예상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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