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이 어느덧 10월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봄, 여름으로 이어지던 초등학교 1학년 교과서도 가을로 바뀌었습니다. 늦더위가 지속되다 보니 여름에서 가을로 계절이 변화했다는데 둔감했는데, 아이의 교과서가 계절의 변화를 알려준 기분입니다. 가을과 관련된 사진을 가져오라는 숙제도 한몫했죠. 부랴부랴 집 근처 가을색을 입은 나무 밑에서 사진 한장을 찍었습니다. 사진을 가만히 보니 아이의 옷은 늦여름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사진=뉴시스)
최근 몇년간 늦더위가 길어지면서 가을이 사라진 기분입니다. 오늘 아침은 기온이 한자릿수로 뚝 떨어졌습니다. 대관령은 아침 기온이 영하로 떨어졌다고 합니다. 아침 뉴스 예보에서는 가장 쌀쌀한 출근길이라는 멘트를 연달아 나왔습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바람까지 불다보니 가을보다는 겨울이 성큼 다고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짧아진 가을의 원인으로는 지구 온난화가 지목되고 있습니다. 환경부의 환경백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 106년간 연평균 기온이 1.8℃ 상승했고, 여름일수는 19일 증가했다고 합니다. 지구온난화의 결과로 가을이 짧아지는 일이 매해 진행되고 있는 것입니다. 2100년 여름은 지금보다 40~64일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가을이 진짜 사라질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짧아진 가을 냄새를 맡으며 생각해봅니다. 비단 사라지고 있는 것이 가을뿐일까요. 인구구조의 변화로 학교도 하나둘 사라지고 있습니다. 저출산으로 학생수가 줄어든 까닭입니다. 뉴스에서는 존속살해죄를 묻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인간성이 사라진 사회의 단면을 보여줍니다. 이맘때쯤이면 카페며, 베이커리며, 놀이공원이며 할 것 없이 떠들어대던 핼러윈 마케팅도 자취를 감췄습니다. 지난해 발생한 이태원 참사 1주기를 앞두고 마케팅을 자제하려는 분위기가 퍼진 것입니다. 환경의 변화에 따라 사회적 변화에 따라 많은 것들이 하나둘 사라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