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한 이후 연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을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우리가 확인한 정보에 따르면 가자지구 병원 폭격은 (이스라엘이 아니라) 가자지구 테러리스트 로켓 오발 탓"이라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정상회담을 마친 후 기자회견을 열고 "가자지구 병원에서 엄청난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에 분노하고 슬프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앞서 지난 17일 가자지구 알아흘리 아랍병원이 폭격을 받아 약 500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다쳤습니다. 이에 대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유도미사일에 따른 대규모 학살이라고 주장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국방부 데이터를 근거로 '이스라엘 폭격 때문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겁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의 또 다른 무장단체인 이슬라믹 지하드의 로켓 오발이 이번 폭발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이스라엘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풀이됩니다.
바이든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는 이집트를 통한 가자 지구로의 구호물품 전달에도 합의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인도주의적 구호 물품이 이집트에서 가자지구로 옮겨질 수 있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지구 모두에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한 미국의 새로운 자금 1억달러(1300억원)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가자 지구로의 구호물품 전달과 관련해 이스라엘 방문 후 귀국 중 기내에서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통화한 뒤 "그는 우선 최대 20대의 트럭을 (라파 검문소로) 통과시키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가자지구 인도적 접근 허용을 촉구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엔 이스라엘 자위권 언급이 빠졌다며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이스라엘 방문을 통해 중동의 분쟁을 조정하는 중재자 역할보다는 이스라엘에 대한 후원자 역할을 자처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