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페이스북 트윗터
넷플릭스, 가격인상 단행…부담 커진 토종OTT
광고요금제 효과 확인한 넷플릭스…미국·영국·프랑스서 구독료 인상
입력 : 2023-10-19 오후 3:51:24
[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글로벌 온라인동영상플랫폼(OTT) 넷플릭스가 구독료를 인상합니다. 광고 요금제로 가입자 증가 효과를 확인한 넷플릭스를 비롯한 글로벌 OTT들이 구독료 인상을 추진 중인 반면, 가입자 확보가 시급한 국내 OTT들은 할인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글로벌 OTT와의 점유율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수익성 개선 과제를 안고 있는 토종 OTT들의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19일 넷플릭스는 3분기 실적발표 후 일부 요금제 가격을 인상한다고 밝혔습니다. 넷플릭스는 우선 이날부터 미국과 영국, 프랑스에서 광고 없는 요금제 가격을 인상하는데, 베이직 요금제는 11.99달러로, 가장 비싼 상품인 프리미엄 요금제는 22.99달러로 각각 기존 대비 2달러씩 올렸습니다. 영국과 프랑스에서도도 각각 2파운드, 2유로씩 인상합니다. 광고 요금제(6.99달러)와 스탠다드 요금제(15.49달러)는 기존 금액을 유지합니다. 
 
넷플릭스의 이번 3분기 광고 요금제 가입자는 876만명으로, 전 분기 대비 70% 증가했습니다. 이는 2020년 2분기 이후 최대 증가폭입니다. 시장 전망치인 549만명도 크게 웃돌았습니다. 지난해 말 광고 요금제를 도입한 넷플릭스가 이번에 광고 요금제와 계정 공유 금지 정책으로 가입자 증가 효과를 확인하면서 광고 요금제로의 유도를 위해 광고 없는 요금제 가격을 인상한 것입니다.
 
(사진=넷플릭스)
 
광고 요금제는 콘텐츠와 함께 광고를 보는 대신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데, OTT 입장에서는 광고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광고 요금제 가입자 수가 많은 것이 유리합니다. 넷플릭스는 "광고형 요금제가 출시된 국가 전체 가입자 중 약 30%가 광고 요금제를 사용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넷플릭스는 전체 가입자 중 광고 요금제 비중을 밝히진 않았습니다.
 
가입자 증가에 힘입어 넷플릭스는 3분기 호실적을 기록했습니다. 3분기 매출은 85억42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9억1600만달러로 25% 늘었습니다. 매출은 시장 전망치와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순이익이 예상을 크게 상회했습니다. 이 기간 주당순이익(EPS)은 3.73달러로 시장 예상치 3.49달러를 웃돌았습니다.
 
넷플릭스를 비롯해 글로벌 OTT들은 잇따라 가격을 올리고 있습니다. 디즈니플러스는 지난 12일부터 광고 없는 요금제를 월 10.99달러에서 13.99달러로 인상했고, 한국에서는 11월부터 기존 9900원의 단일 요금제를 1만3900원으로 인상합니다. 요금제를 '디즈니플러스 스탠다드(월 9900원)', '디즈니플러스 프리미엄(월1만3900원)' 두 개로 나누는데, 지금처럼 4인 동시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4000원 비싼 1만3900원의 프리미엄 요금제를 사용해야 합니다. 새로 생기는 스탠다드 요금제는 동시 스트리밍 기기가 2대로 한정되고 화질과 사운드 품질도 낮습니다. 디스커버리플러스도 구독료를 기존 6.99달러에서 8.99달러로 인상한다고 밝혔고, 아마존프라임은 내년부터 광고요금제를 도입할 예정으로, 광고 없는 요금제를 이용하려면 2.99달러의 비용이 추가됩니다. 
 
월스트리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1년 사이 주요 OTT 서비스 가격(광고형 제외)은 평균 25% 올랐는데요. 이는 OTT의 경쟁이 더 치열해지는 가운데 콘텐츠 제작비까지 오르면서 수익성에 대한 부담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OTT들의 잇따른 요금 인상에 스트리밍과 인플레이션을 합한 '스트림플레이션'이라는 단어도 생겨났습니다. 
 
국내 OTT들은 사정이 다릅니다. 수익성 개선은 시급하지만 가격 인상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점유율 면에서 글로벌 OTT에 밀리는 데다 기존 이용자들이 통신사 결합 상품 등 할인된 요금에 익숙하기 때문에 가격 인상시 이탈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티빙의 연간이용권 할인 안내. (사진=티빙 홈페이지 갈무리)
 
이같은 상황 속 티빙, 웨이브 등 국내 OTT들은 아직은 가입자 유치를 위한 할인 정책을 내세우는 분위기입니다. 티빙은 내달 30일까지 연간이용권 할인 이벤트를 진행합니다. 연간 이용권을 최대 31% 할인해 △프리미엄 11만4000원 △스탠다드 9만원 △베이직 6만6000원으로 내렸습니다. 웨이브는 오는 22일까지 프리미엄 연간 이용권을 기존 16만6800원에서 11만1500원으로, 스탠다드 연간 이용권은 기존 13만800원에서 8만7500원으로 낮췄습니다.  
 
다만 적자 지속에 고민이 깊은 만큼 국내 OTT들도 광고 요금제 도입을 검토 중이긴 합니다. 당장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진 않았지만 장기적으로는 광고 요금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티빙은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당시 사업모델 다변화를 위해 광고 모델 도입을 고려 중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요, 이달 초 개최된 국제 OTT 페스티벌에서 최주희 티빙 대표는 "광고 요금제는 당연히 해야 하는 과제"라고 말했습니다. 이태현 웨이브 대표도 "광고 요금제를 지속 검토해왔다"라며 광고 요금제 도입 계획을 밝혔습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심수진 기자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