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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그대로인데 대출금리 더 오른다
주담대 금리 연내 8% 전망도
입력 : 2023-10-23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기준금리가 지난 반년 간 3.5%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국내외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대출금리 오름세는 계속될 전망입니다. 10년물 미국채 금리가 16년 만에 5%를 돌파하는 등 시중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지표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데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도 고조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에 따라 금융소비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9일(현지시간) 10년물 미 국채 금리가 연 5.0% 선을 돌파했습니다. 10년물 미국채가 5%를 웃돈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7월 이후 16년 만에 처음입니다.
 
미 국채금리는 급격한 상승세를 보여왔는데요. 최근 4거래일 연속 상승했으며 10월 들어 40bp 급등세를 보였습니다. 장기물 미국채 금리가 치솟는 것은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추가 긴축 우려가 강화되고 있고, 장기채권 시장에서 초과공급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미국에서 6% 이상의 재정적자가 계속되면서 정부가 장기채권 발행을 늘렸지만 금리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수요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데요. 채권은 시장 가격이 떨어질수록 금리가 상승하는 구조입니다.
 
서울 시내 은행의 대출장구 모습. (사진=뉴시스)
문제는 미국채 금리가 높아지면서 국내 채권시장에서도 은행채 등 전반적인 금리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점입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한·미 금리 동조화 현황 및 평가' 보고서를 통해 국내 장기채 금리가 미국 국채금리와 동조성이 높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이와 연계된 일부 대출금리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이달 들어 국내 은행채는 장·단기물을 가리지 않고 급등하고 있는데요.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8일 은행채(무보증·AAA) 금리는 1년물 4.104%, 5년물 4.717%, 10년물 5.106%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달 평균과 비교했을 때 각각 11.1bp 28.9bp, 34.1bp 올랐는데요. 은행채 금리 상승은 금융사 조달비용 상승 등 연쇄작용을 거쳐 예금·대출 금리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미국 현지에서도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평균 금리가 2000년 이후 처음으로 8%를 돌파하는 등 시중금리가 장기물 미국채 금리 상승의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장기물을 중심으로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만큼 주담대 금리 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변동금리와 연동된 신규 취급액 기준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코픽스)도 3개월 만에 반등했는데요. 지난 9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82%로 전월(3.66%) 대비 16bp 올랐습니다. 올해 최고점이었던 1월과 같은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를 반영하듯 지난 20일 기준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코픽스 신규)는 연 4.54~7.134%로 금리 상단이 7%를 넘어섰습니다. 금융권 내에선 주담대를 비롯한 시중 대출금리가 앞으로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 많습니다. 주담대의 경우 상단이 7%를 넘어 8%대까지 진입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옵니다.
 
한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9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 동결 발표 뒤 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금리인하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며 "금리인하로 이자부담이 떨어질 것이란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통화정책 완화로 부동산 가격이 올라가는 일은 없을 것이란 의미로 해석되는데요. 이 총재는 또 "가계부채를 줄이려면 부동산 가격을 관리해야 한다"면서 "통화정책이 부동산 가격 변화를 목표로 이뤄져선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시내 한 시중은행에 주택담보 대출 관련 현수막이 설치되어 있다.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이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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