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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와 닮았다는데
입력 : 2023-10-25 오후 4:45:45
지난 19일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가 열린 모습. 사진=연합뉴스
 
날씨가 추워지지만 아직은 나들이 하기 좋은 듯합니다. 하지만 왠지 기분은 더 우울한 요즘입니다. 걱정도 많습니다. 사회가 급변하는 산업혁명이 일어나는 와중에 심각한 과도기를 겪는 것처럼 곳곳에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경기 체감 온도가 벌써 한겨울입니다. 물가도 물가지만 기업들에게서 찬바람이 붑니다. 연쇄도산 위험을 겪고 있는 모 기업 임원은 “나도 이젠 회사가 어찌될지 모르겠다”며 체념했습니다. 연쇄도산 위기는 신용위험으로 커졌습니다. 과거엔 이정도로 커졌을 일이 아닌 듯한데 지금은 대출이 어렵다보니 수습이 안되는 수준입니다.
 
고금리가 장기화 되니 유동성 위기가 빠르게 번지는 양상입니다. 금리가 높아서 금융회사들은 가만히 앉아서도 돈을 벌 궁리가 생길 법한데 대출은 삭막합니다. 과거에 여러번 경기 침체 우려가 생겼을 때에 비해서, 심지어 금융위기가 터졌을 때보다 지금이 더 긴장감이 있습니다.
 
지금 산업 분야에서 가장 걱정이 많은 분야는 석유화학입니다. 업황이 많이 안좋아졌죠. 그러다가 최근 중동에서 전쟁이 터진 게 적지 않은 변수입니다. 좋은 쪽보다는 안 좋은 쪽으로 전망이 번집니다. 보통 유가가 오르면 석유화학도 마진을 확보할 여지가 커지지만 요즘처럼 글로벌 경기가 좋지 않은 때는 부정적 전망이 우세합니다.
 
석유화학이 전과 다르게 분위기가 침울한 데는 중국 지분이 큽니다. 중국 경기가 예상보다 좋지 않고 앞으로의 전망도 불확실합니다. 중국이 국내 석유화학 산업이 하는 제품 위주로 증설을 많이 해서 공급과잉 우려도 커졌습니다. 그러니 장단기 전망이 모두 어둡습니다. 과거에도 있었던 걱정이지만 요즘엔 다른 게 유동성 환경이 좋지 못하기 때문에 체감 경기를 더 얼어붙게 만듭니다.
 
석유화학 계열사에 대한 부실이 커지면 그룹 위기로도 확산됩니다. 주요 화학사들이 그룹 핵심 계열사로 역할 중이어서입니다. 지금의 위기는 과거 외환위기와 닮았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외환위기가 급습했던 것처럼 수습하기 어려운 상황이 번지기 전에 예방해야 합니다. 위기의 근원은 금융경색입니다. 정부는 시장에 대한 유동성 대책을 긴급히 내놓아야 할 시기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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