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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부 이어 건물주 돼 볼까"…넥슨, 4분기도 흥행 도전
신작 빌딩앤파이터, GPS로 현실 지도 속 빌딩 점령
입력 : 2023-10-26 오후 5:34:54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26일 오전 신도림역 디큐브시티 앞. 양손에 검을 든 고등학생이 덩치 큰 남성들을 상대로 싸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놀라는 시민도, 출동한 경찰도 없습니다. 이게 어찌 된 일일까요?
 
넥슨 ‘빌딩앤파이터’ 튜토리얼을 끝내면 현재 위치를 보여주는 지도가 나타난다. 게이머는 근처에 본진을 세워 세력을 확장해야 한다. (사진=빌딩앤파이터 실행 화면)
 
게임 속 실제 빌딩 쟁탈전
 
넥슨이 26일 GPS 기반 액션 RPG '빌딩앤파이터'를 출시하며 '데이브 더 다이버'에 이은 4분기 흥행을 노리고 있습니다.
 
이날 출시된 빌딩 앤 파이터는 게이머의 위치 기반으로 현실 지도 속 영토와 빌딩을 점령하며 세력을 키우는 모바일 게임입니다. 개발사는 에이스톰입니다.
 
빌딩앤파이터는 '빌딩을 가진 자가 세상을 지배한다'는 구호로 실제 한국 지도와 건물 위치를 게임에 구현했습니다. 게이머들은 게임 속 실제 빌딩을 점령하기 위해 세력을 키우고 부하도 영입해 전략을 펴야 합니다.
 
이 게임은 다양한 세력을 이끌며 지구를 파멸에서 구한다는 내용입니다. 어느 날 거대한 차원의 틈이 열려, 세계를 파멸로 이끌 역병과 전쟁, 기아, 죽음 등 네 기수가 강림해 지구를 혼란에 빠트립니다.
 
이때 평행세계 지구에서 온 '히페리온'이란 인물이 한국에 '오케스트라'라는 단체를 만듭니다. 이제 게이머는 이곳의 일원으로 활약하며 세계 파멸을 막아야 합니다.
 
고를 수 있는 캐릭터는 세 명인데요. 고등학생 캐릭터 'B'는 수많은 사람이 숨진 '창세원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로, 최고의 검사 칭호인 B를 무단 사용하고 있습니다.
 
소녀 캐릭터 '올가'는 7개의 원죄를 짊어진 자매 가운데 식탐이라는 죄를 짓고 있습니다. '유나'는 가수가 꿈이지만, 종말론을 믿는 할아버지 아래서 군사 기술을 배웠습니다. 멸망에 대한 예지몽을 꾸기 때문에 술 없이 잠들 수 없습니다.
 
각 인물의 배경 소개와 튜토리얼(기본 조작법 안내)가 끝나면, 본격적인 게임이 시작됩니다. 이때부터 이 게임의 특징인 위치 기반 액션이 펼쳐지는데요. 우선 세력 확장의 첫 단계로 본진을 세워야 합니다. 본진은 2시간마다 일정한 달러를 생산하고, 최대 이틀치 생산분을 저장할 수 있습니다.
 
본진은 제가 있는 신도림역 인근에 지을 수 있었습니다. 이 건물은 나중에 옮길 수 있는데, 게임에선 집이나 회사 위치로 설정하는 게 좋다고 안내합니다. 다른 지역에서도 게임 속 세력을 넓힐 수 있지만, 실제 위치에서 진행하는 미니 게임으로 각종 재화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죠.
 
여기까지 보면 나이언틱의 위치 기반 게임 '포켓몬 고'가 떠오르는데요. 장르 특성상 차이가 큽니다. 포켓몬 고를 하려면 집 밖에서 증강현실 속 포켓몬을 마주봐야하지만, 빌딩앤파이터는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횡스크롤 액션 게임입니다. 그래서 증강현실 캐릭터를 상대하지는 않습니다. 횡스크롤이란, 주인공을 포함한 게임 내 사물과 상대방의 옆모습을 평면으로 보여주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인물들이 왼쪽과 오른쪽, 위아래로만 움직입니다. 과거 동네 문구점 앞 장사진을 치게 했던 캡콤의 '파이널 파이트'와 '캐딜락 앤 다이노소어'가 이런 식이었죠.
 
그런데 세계 멸망을 막기 위한 싸움에서 건물주 되는 게 왜 중요할까요? 차원의 틈이 열렸을 때, 네 기수를 저지할 힘이 담긴 목걸이도 지구로 오는데요. 이 목걸이가 하늘에서 산산이 조각났고, 그 파편이 수많은 빌딩에 박혔기 때문입니다. 이 조각은 '코어'라는 이름을 가진 장비가 되는데, 빌딩을 가지면 그 힘도 얻을 수 있습니다.
 
이 게임을 개발한 김윤종 감독은 작품 출시 전 예고 영상에서 "'대한민국에 있는 수많은 빌딩은 도대체 누가 가지고 있는 걸까?'라는 다소 현실적인 궁금증을 가지게 됐고, 이를 바탕으로 게임 개발을 시작하게 됐다"며 "현실 세계에서는 건물주가 되기가 쉽진 않지만, 게임에서라도 이 수많은 빌딩의 건물주가 되어보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6월 출시돼 200만장 판매를 기록한 ‘데이브 더 다이버’는 26일 닌텐도 스위치 판 출시로 흥행을 이어가려 한다. (사진=넥슨)
 
패키지 게임 '데이브'도 가세
 
이날 닌텐도 스위치용으로 나온 데이브 더 다이버도 흥행을 이어갈지 관심을 끕니다. 데이브 더 다이버는 지난 6월 출시돼 200만장 팔린 하이브리드 해양 탐험 게임입니다. PC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97% 비율로 '압도적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평론 사이트 메타크리틱과 오픈크리틱 평점은 90점으로, 한국 게임 최초 '반드시 해야 할 게임(Must Play)' 배지를 받았습니다. 다음달 영국에서 열리는 '골든 조이스틱 어워드 2023'에서 '올해의 PC 게임' 등 세 개 부문에 후보작으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넥슨은 이날 닌텐도 eShop에 출시한 스위치 판에 대해 "최적화된 조작 환경과 스위치 컨트롤러인 '조이콘'을 호환시켜 데이브 특유의 손맛을 세밀하게 구현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넥슨이 3분기 패키지 판매에 이어 4분기 모바일 게임에서도 흥행을 이어갈지 주목됩니다.
 
넥슨은 올해 2분기 매출 9028억원에 영업이익 264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지난해보다 각각 12%와 22% 오른 수치입니다. 넥슨은 이 같은 실적 상승에 데이브 더 다이버와 5월 출시된 'HIT2' 등이 영향을 줬다고 했습니다.
 
이에 넥슨은 자체적으로 3분기 9986억~1조888억원 매출을 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영업이익은 3329억~4041억원을 내다봤는데요. 이번 위치 기반 액션 RPG 도전이 실적에 얼마나 기여할지 주목됩니다. 넥슨은 11월9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합니다.
 
넥슨 관계자는 "앞으로도 다양한 신작을 선보이며 장르, 플랫폼, 콘텐츠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시도를 통해 '넥슨만의 성공 공식'을 새롭게 정의내리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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