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국내 통신업계를 대상으로 신뢰도를 조사한 결과, 통신3사 가운데 KT만 직전 조사 대비 하락했습니다. 정부·여당으로부터 이권 카르텔 논란에 휩싸이며 반년 넘게 지속됐던 최고경영자(CEO) 공백이 결국 서비스 개선 속도 및 브랜드 신뢰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외풍에 불안정한 조직이라는 이미지를 개선하고 고객 신뢰도를 하루빨리 끌어올리는 게 올해 8월 말 취임한 김영섭 대표의 최대 당면 과제로 지목됩니다.
1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달 23일부터 29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25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3 3분기 브랜드 신뢰지수' 결과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결과 대비
KT(030200)의 지수가 낮아졌습니다. 해당 조사에서 KT의 신뢰도는 29.7%에서 26.4%로 3.4%포인트 떨어졌습니다.
1위는 42.8%로
SK텔레콤(017670)이 차지했습니다. 그 다음 KT 26.4%에 이어,
LG유플러스(032640)는 21.4%를 기록했습니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9.4%로 나타났습니다. 2분기 결과와 비교해 순위 변동은 없었습니다. 다만 KT의 신뢰지수는 하락한 반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신뢰지수가 높아졌습니다. SK텔레콤은 2%포인트, LG유플러스는 2.2%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이같은 수치는 앞서 다른 통계들과도 맥락을 같이 합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이동통신 가입현황 통계에 따르면 지난 8월 회선수 기준 점유율은 SK텔레콤 39.02%(3116만7048회선), KT 21.41%(1709만9384회선), LG유플러스 20.87%(1667만1996회선) 순이었는데요. KT와 LG유플러스의 회선수 차이가 줄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부의 2023년 유료방송서비스 품질평가 결과에서는 유료방송사업자 서비스 단계별 이용자 만족도 부문에서 LG유플러스가 63.1점으로 인터넷(IP)TV 가운데 1위를 차지한 가운데, 2위는 SK브로드밴드 63.3점, 3위는 KT로 63.0점으로 조사되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발표된 '2023 3분기 브랜드 신뢰지수'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지역별로 보면 SK텔레콤의 신뢰도가 전반적으로 높았습니다. 특히 대구·경북(50.9%)과 서울(45.9%)에서 신뢰도가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전 조사의 41.1%, 42.5%의 기록보다 더 개선된 수치입니니다.
KT는 지난 2분기 조사에 이어 3분기에도 강원·제주 지역에선 신뢰도 1위는 지켜냈습니다. 하지만 격차가 줄었는데요. 해당 지역에서 SK텔레콤은 34.4%, KT는 45.7%를 기록했습니다. 이전 조사에서 양사는 17.2%포인트 차를 기록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11.3%포인트 차에 그쳤습니다.
KT의 신뢰도가 두드러지게 하락한 지역은 부산·울산·경남입니다. 이 지역에서 KT는 21%를 기록했는데, LG유플러스의 신뢰도 25.3%에 밀렸습니다. 올해 초 KT의 부·울·경 지역 유선인터넷에서 26분간 장애가 발생한 바 있는데,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신뢰도 결과로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KT는 남녀 성별에 따른 조사에서도 남성 25.2%, 여성 27.7%의 신뢰도를 기록하며 지난 조사 기록인 27.5%, 31.9% 대비 낮아졌습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진 것과 대비됩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조사에서 성별 조사에서 20% 신뢰도를 밑돌았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남성으로부터 20.5%, 여성으로부터는 22.3%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연령별 조사에서 KT는 전 연령에 걸쳐 신뢰도가 하락했습니다. 3위인 LG유플러스와의 격차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습니다. 만 18세 이상 29세 이하에서 KT는 25.2%를 기록해 2분기 대비 0.8%포인트 하락에 그쳤지만, LG유플러스의 신뢰도가 2분기 19.2%에서 3분기 24.5%로 크게 개선되면서 KT와 LG유플러스의 신뢰도 격차가 1%포인트 미만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지난 분기 33.4%로 연령대 중 신뢰도가 가장 높았던 60대 이상에서도 28.3%에 그쳤습니다.
한편, 이번 조사는 무선전화를 활용한 ARS(RDD) 방식으로 10월23일부터 29일까지 7일간 진행됐으며,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입니다. 표본조사 완료 수는 2503명이며, 응답률은 2.7%로 집계됐습니다. 올해 6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