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3개월 연속 3%대 오름세로 4%대 상승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여파로 인한 유가 변동성과 농산물 불안 요인 등 물가 불확실성이 역대급으로 치달은 모습입니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37(2020년=100)로 작년보다 3.8% 올랐습니다. 이는 지난 8월 3.4%, 9월 3.7%에 이어 석 달 연속 상승세입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 6.3%로 정점을 찍은 뒤 올해 1월까지 5%를 보였습니다. 이후 2월 4.8%, 4월 3.7%, 7월 2.3%로 떨어졌다가, 8월부터 다시 반등하면서 4%대를 넘보고 있습니다.
지난 상승률과 비교해서는 3월 4.2% 이후 7개월만에 최고치입니다. 더욱이 144개 주요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보다 4.6% 급증했습니다. 지난 2월 5.5% 이후 8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입니다.
신선식품지수도 12.1% 오르는 등 지난해 9월 12.8% 이후 1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입니다. 특히 과실이 26.2% 급증하면서 전체 물가를 견인했습니다.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3.6%,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OECD 기준 근원물가는 3.2% 올랐습니다.
지출목적별로 의류·신발은 8.1%로 전년동월 대비 가장 크게 올랐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식료품·비주류음료 6.7%, 가정용품·가사서비스 5.5%, 기타 상품·서비스 5.1%, 음식·숙박 4.7% 등입니다.
주택·수도·전기·연료 2.8%, 오락·문화 2.7%, 교통 2.0%, 교육 1.8%, 보건 1.6%, 주류·담배 0.4%, 통신 0.3%도 뒤를 이었습니다.
전월과 비교해서는 교통 1.3%, 의류·신발 0.5%, 가정용품·가사서비스 0.4%, 전기·연료 0.3%, 식료품·비주류음료 0.2%, 음식·숙박 0.2%, 보건 0.2%, 주류·담배 0.2%, 오락·문화 0.1%, 교육 0.1% 등에서 모두 올랐습니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37(2020년=100)로 작년보다 3.8% 올랐다. 자료는 소비자물가 총지수 추이. (그래픽=뉴스토마토)
품목별로 보면 농축수산물은 7.3% 올랐습니다. 오름 품목은 사과(72.4%), 상추(40.7%), 파(24.6%), 토마토(22.8%), 쌀(19.1%), 귤(16.2%), 닭고기(13.2%) 등입니다. 내림품목은 무(-36.2%), 마늘(-12.5%), 전복(-6.7%), 굴(-6.6%), 감자(-5.4%), 배추(-5.1%), 국산쇠고기(-3.1%) 등입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농축수산물 중에서는 농산물이 13.5%가 상승했다. 2021년 5월 14.9%를 기록한 이래 29개월 만에 최고 상승분"이라며 "기상 여건의 영향을 많이 받는 농산물 중에서도 특히 채소나 과실 같은 경우는 그 수확량에 영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공업제품도 전체적으로 3.5% 올랐습니다. 가공식품 가격은 4.9% 오르고 석유류는 1.3% 내렸습니다. 다만 석유류 하락 폭은 이·팔전쟁 영향으로 국제유가 하락폭이 축소되면서 9월 -4.9%보다 줄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아이스크림(15.2%), 우유(14.3%), 티셔츠(14.3%), 유아동복(13.7%), 휘발유(6.9%), 빵(5.5%) 등에서 상승했습니다. 자동차용 액화천연가스(-11.8%), 등유(-9.8%), 운동용품(-10.2%), 김치(-9.3%), 경유(-7.9%) 수입승용차(-1.9%) 등에서는 하락했습니다.
서비스는 3.0% 상승했습니다. 시내버스료(11.3%), 택시료(20.0%), 보험서비스료(12.9%), 공동주택관리비(5.4%) 등이 크게 올랐습니다. 반면 승용차임차료(-18.6%), 이러닝이용료(-11.7%), 유치원납입금(-9.7%), 국제항공료(-4.0%), 자동차보험료(-2.0%)는 내렸습니다. 집세의 경우 월세(0.8%)는 올랐고 전세(-0.6%)는 내렸습니다.
전기료(14.0%), 도시가스(5.6%), 상수도료(4.6%)도 오르는 등 전기·가스·수도는 9.6% 증가했습니다. 다만, 지난해 10월 요금 인상 기저효과로 전월(19.1%)보다 상승폭이 둔화했습니다.
김보경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소비자물가지수가 상승하는데 석유류의 기여분이 가장 컸다고 본다"며 "최근 소비자물가 하락에 기여했던 석유류 가격 안정 효과가 점차 사라지며 물가가 오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생활물가지수도 석유류의 비중 가중치가 크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며 "국제유가를 비롯해 환율 등 변수가 많기 때문에 (향후 물가상승률을) 예상하기 어렵다. 불확실성이 크다"고 덧붙였습니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37로 작년보다 3.8% 올랐다. 사진은 서울 한 대형마트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