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삼성전자 네트워크 사업이 부진합니다. 5G 인프라 투자가 어느정도 마무리된 이후 수요 감소에 따른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6G 상용화 시기까지 버텨야 하는데 비용부담이 가중되는 터라 사업 매각설도 꾸준히 제기되는 형편입니다.
6일 삼성전자 등 업계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삼성전자 네트워크 사업 매출은 7500억원입니다. 전년동기 1조2900억원에서 41.9%나 감소했습니다.일반적으로 업황에 따라 영업이익이 줄어도 고정자산을 바탕으로 매출은 유지되는 편이나, 네트워크 산업 특성상 투자가 일단락되자 매출 감소 폭이 커졌습니다.
통신장비업계 관계자는 “5G 투자가 끝나고 매출은 안 일어나는데 6G를 수주하려면 기술개발을 계속해야 하니까 삼성전자 속내는 네트워크 사업을 팔고 싶어한다는 소문이 꾸준히 나온다”고 전했습니다.
2019년 5G가 상용화된 이후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이뤄져 지금은 국내 시장의 경우 5G 침투율이 70%까지 올라왔습니다. 통신사들은 인프라 투자 후 이익 회수기에 들어가 장비 등 하드웨어를 공급하는 삼성전자 입장에선 수요가 마르는 실정입니다. 국내를 넘어 미국 등 해외 시장을 공략 중이지만 비슷한 과정을 거치고 있습니다.
다시 신시장이 열리는 6G는 2028년에서 2030년 사이 상용화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 때까지는 사실상 수요 공백기인데 수주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연구개발투자도 지속해야 합니다. 벌어들이는 수익은 줄어들지만 연구개발 지출이 계속되는 구조가 네트워크 사업 실적을 압박합니다.
6G부터 시장 패러다임이 바뀌는 변수도 있습니다. 6G는 5G와 다르게 위성을 기반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방향이 점쳐집니다. 이에 따라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나 영국의 원웹 등 해외 위성사업자들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6G 시장을 선점하려면 이들 위성사업자들과 손잡아야 하는데 외주 사업이 느는 만큼 수익성이 줄고 거래 주도권을 뺏길 수 있습니다.
또한 장비 공급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자 통신사 위주 오픈을 개발하는 환경도 삼성전자에 부정적입니다. 미국과 국내에서 오픈랜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습니다. 오픈랜은 소프트웨어로 이동통신 기지국을 구현해 네트워크 장비에 대한 종속구조를 탈피하는 방식입니다. 소프트웨어를 국제 표준화해 제조사가 다른 통신장비 간에도 호환이 가능해집니다. 이에 시장 주도권이 장비업체보다 소프트웨어를 가진 이통사에게 옮겨집니다. 미국은 중국 통신장비를 견제하기 위해 오픈랜을 육성하고 있으나 삼성전자도 불리하게 됐습니다.
삼성전자는 그러나 아직 5G 침투율이 낮은 해외시장에서 수익 창출을 도모한다는 방침입니다. 앞서 3분기 실적발표 때는 "주요 해외사업에 적기 대응해 매출 성장을 추진하고 5G 핵심칩과 V랜기술(가상화기지국) 등 리더십을 지속 강화하겠다"고 전략을 밝혔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