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지스타 2023'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번 행사는 주요 업체들의 장르 다변화와 유명 IP 활용작 시연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데요. 이 가운데
크래프톤(259960)이 논란의 중심에 선 IP 활용작을 출품하며 정면돌파에 나설 예정입니다.
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이달 16일 개막하는 지스타에 '다크앤다커 모바일'을 출품·시연합니다. 앞서 크래프톤은 2일 유튜브에 이 게임의 예고 영상을 걸었는데요. 최고 인기 댓글이 "댓글 창 열어놓는 패기"입니다. 그 아래 줄줄이 달린 의견을 보면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모바일 게임으로 기대된다"는 의견도 있지만, 이 게임 IP를 둘러싼 잡음을 반영한 내용이 대부분입니다.
크래프톤 ‘다크앤다커 모바일’ 예고편. (사진=크래프톤 유튜브)
이 게임의 원작인 '다크앤다커'는 넥슨과 아이언메이스 간 법적 다툼이 한창인 PC 게임입니다. 중세 판타지 배경으로, 생존 게임 요소와 던전 탐험의 재미를 엮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앞서 넥슨은 아이언메이스 설립자 A씨가 자사를 퇴사하는 과정에서 미출시작 '프로젝트 P3' 데이터를 무단 유출했다며, 올해 4월 수원지방법원에 '영업비밀 및 저작권 침해금지 가처분'을 냈습니다. 재판부는 6월 심리를 마쳤지만, 이달 3일에도 채권자 보충서면과 서증을 받으며 장고하고 있습니다.
그 사이 크래프톤은 이 게임 IP의 모바일 게임에 대한 글로벌 라이선스를 독점 확보했습니다. 크래프톤은 8월24일 "국내외 유사한 게임들에 자리를 내어 줄 수 있는 상황에서, 공식적인 절차를 통해 원작 IP의 활용과 확장에 대한 협의를 추진했다"고 IP 확보 배경을 밝혔습니다. 사법적 판단을 '제3자'로서 지켜보고 존중하겠다고 했지만, 국내 여론은 싸늘했습니다.
크래프톤이 비판을 무릅쓰고 논란 속 IP 확보와 모바일판 출품에 나선 배경은 '신성장 동력 확보'로 풀이됩니다. 현재 크래프톤은 2018년작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이후를 안정적으로 이끌어줄 IP가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왜 모바일 플랫폼 IP가 필요한 걸까요. 올해 2분기 크래프톤은 매출 3871억원을 기록했는데요. 이 가운데 모바일 매출이 2440억9000만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PC 매출은 그 절반도 안 되는 1170억원이었습니다. 올해 상반기 게임 매출에서 배틀그라운드와 '테라' 등 모바일 게임 비율은 64.06%에 달했습니다.
반면 패키지 게임에선 상대적으로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지스타에서 콘솔·PC 패키지 게임 '칼리스토 프로토콜'이 최고 화제작으로 떠올랐지만, 그해 12월 출시 직후 혹평 받으며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졌습니다. 크래프톤이 다시 주특기인 모바일 게임을 전면에 내세우는 배경입니다.
크래프톤은 블루홀스튜디오가 만들어온 익스트랙션 역할수행게임 '프로젝트 AB'에 다크앤다커 원작 이름만 쓰고, 그 밖의 요소는 100% 독자 개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크래프톤의 주장 외에 아직 뚜렷한 정보가 공개되지 않은 만큼, 지스타 시연장에서 드러날 게임의 실체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될 전망입니다.
크래프톤은 이번 지스타에서 다크앤다커 모바일 시연을 위해 모바일 기기 70여대를 준비했습니다. 휴대폰과 태블릿을 구분하는지는 아직 불명확합니다.
체프게임즈에서 해외 서비스중인 PC판 ‘다크앤다커’. (사진=체프게임즈 웹사이트)
크래프톤은 게임성을 자부하며 논란을 정면돌파하려는 모습입니다. 일단 그간 크래프톤 매출의 대부분이 해외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이번 신작에도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데요. 실제로 올해 상반기 크래프톤 매출 9257억4800만원에서 한국 매출은 482억1800만원으로 전체의 5.2%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매출은 아시아(7809억1600만원)와 아메리카·유럽(880억5500만원)에서 나옵니다.
다크앤다커 IP는 특히 해외에서 인기가 있는 IP이기도 합니다. 미국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을 보면, 다크앤다커 IP 인기가 적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는데요. 이 게임 게시판 이용자 수는 8만명으로, 게임에 대한 의견이 끊이지 않고 게시되고 있습니다. 다크앤다커는 게임 플랫폼 체프게임즈에서 해외 판매중인데요. 2444명의 평가 결과 5점 만점에 4.4점을 받았습니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다크앤다커 모바일은 배틀로얄 장르의 '생존'과 던전크롤러 장르의 '탐험', 그리고 RPG의 특징 요소 등을 융합해 원작의 재미를 구현해 낸 것이 특징"이라며 "여기에 크래프톤이 글로벌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모바일 플랫폼의 특성과 모바일 게임 이용자들의 편의성을 고려한 조작 방식을 적용해 최적화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