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의약품 원료 물질 개발 노하우를 기반으로 글로벌 자외선 차단 원료 기업으로 발돋움하겠습니다."
6일 여의도에서 만난 윤종배 에이에스텍 대표는 필수 소비재가 되고 있는 자외선 차단제의 원료시장이 매년 급성장하고 있다며 이 같은 포부를 밝혔습니다. 에이에스텍은 유기 자외선 차단 원료 생산 기업입니다. 지난달 20일 증권 신고서를 제출했으며 이달 말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습니다. 에이에스텍 등에 따르면 글로벌 자외선 차단 원료 시장은 2016년 3억9000만 달러 규모에서 2027년 6억7100만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기후 변화와 자외선 노출 증가로 인해 자외선 차단제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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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외선 차단제는 '유기' 자외선 차단제와 '무기' 자외선 차단제로 나뉩니다. 유기 자외선 차단제는 자외선을 화학적으로 흡수해 열에너지로 방출하는 식이고, 무기 자외선 차단제는 자외선을 거울처럼 반사시켜서 이를 차단하는 방식입니다. 에이에스텍은 이 가운데서도 유기 자외선 차단 원료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유기 자외선 차단 원료는 사용감이 좋고 다양한 제형으로 만들기 용이해 무기에 비해 활용도가 좋습니다. 학술지 어플라이드 사이언스(Applied Sciences)에 따르면 글로벌 자외선 차단 원료 사용 빈도 가운데 유기 자외선 차단 원료는 94%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유기 자외선 차단 원료 시장 규모는 무기에 비해 5배가량 큽니다.
2005년 설립된 에이에스텍이 처음부터 자외선 차단 원료를 만든 것은 아닙니다. 10여 년간 원료의약품을 개발했습니다. '미세 구상형 황산클로피도그렐'을 개발해 삼진제약에 기술이전했으며 이에 들어가는 주원료(CCS)를 납품하기 시작하면서 '데쓰 밸리'를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이후 에이에스텍은 화장품 원료 시장으로 눈을 돌렸습니다. 윤 대표는 "자외선 차단 원료가 그간 회사가 개발하던 원료 의약품 합성과 유사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회사가) 합성 분야에 특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해, 자외선 차단 원료 사업에 뛰어들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윤 대표는 이 분야 전문성을 살려 직접 공정 및 설비 설계에 나섰습니다.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가격경쟁력이 가장 중요했고, 이를 위해서는 '고효율 시스템'을 갖춘 공장이 필요했습니다. 그는 "공장를 만들 때 설계를 수없이 바꿔가며 설비를 고안했고, 그 결과 고효율 생산 시스템의 공장을 완공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윤 대표의 손길을 거친 공장은 2021년 장항국가생태산업단지에 준공됐으며 유럽 우수화장품 원료 생산 인증(EFfCI-GMP)을 받아 UVA(장파장) 차단물질인 DHHB(Diethylamino Hydroxy benzoyl HexylBenzoate)를 Uvimax라는 브랜드 이름으로 생산하고 있습니다.
에이에스텍의 고효율 생산 시스템은 글로벌 자외선 차단 원료 탑티어사와 계약(2곳) 등으로 이어지며 매출 성장을 이끌고 있습니다. 2020년 매출은 89억원이었으나 2022년 321억원으로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각각 3억4500만원, 45억1600만원을 기록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237억원으로 이미 작년의 절반 이상을 넘겼습니다. 올해 상반기까지 영업이익률은 26.5%에 달합니다.
에이에스텍은 국내 화장품 OEM사에도 DHHB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특히 DHHB의 한국 판권을 직접 소유하고 있어 국내 B2C 시장 진출 가능성도 열어뒀습니다. 에이에스텍은 신규 공장 증설을 통해 DHHB 외에 시장성이 높은 유기 자외선 차단 원료(△TDSA △BEMT △EHT)생산에 나설 계획입니다.
윤 대표는 "2공장 역시 고효율의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도록 직접 공정 및 설비 설계에 공을 들이고 있다"면서 "2공장이 준공되고 나면 유기 자외선 차단제 대표 품목들을 모두 생산할 수 있는 풀 라인업을 구축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습니다. 에이에스텍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유기 자외선 차단 원료 시장에서 활약을 발판으로 기능성 화장품 원료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입니다. IPO 수요예측은 오는 7일부터 오는 13일까지입니다. 최대주주를 비롯한 보호예수 물량은 74.7%로, 유통 주식 물량은 24.8% 정도입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