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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조가 뭐길래
입력 : 2023-11-03 오후 3:23:40
"저는 3구좌 가지고 있어요."
"저도 2구좌요."
 
가족 등의 상(喪)을 치를 때 종합 장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상조' 이야기입니다. 상조 가입자가 800만명을 넘어섰다고 하는데요. 중복 가입이 가능하고, 또 타인에게 양수도 가능해 상조업 인지도에 비해 가입자와 선수금 규모가 매우 큰 것 같습니다. 
 
상조, 굳이 필요할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흔히 '장례식 비용은 부의금으로 내면 된다'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또 직장 생활을 하는 이들 사이에서는 회사 사우회나 노조 등에서 가입한 '기업 상조' 형식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상조가입에 대해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습니다. 
 
상조업계의 생각은 다릅니다. 갈수록 1인 가구가 많아지고, 핵가족화 될수록 장례 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집안사람'이 없어집니다. 장례식이나 결혼식 같은 경우 가족뿐 아니라 일가친척의 도움을 받곤 하는데요. 저만 해도 결혼식 때 축의금 담당으로 사촌오빠를 활용했으니까요. 장례식 역시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사회생활의 영역도 좁아지고, 핵가족화되면서 가족의 숫자가 줄어 앞으로 부의금은 예전에 주고받던 것만 못할 겁니다. 인건비나 음식 등 장례식에 들어가는 비용은 늘어가는 추세인데 말이죠. 그래서 장례식 때 들어가는 목돈을 준비하고, 도움을 받기 위해 상조가입자가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한편으론 기대수명이 길어지면서 장례에 이르는 시간이 오래 걸리기도 합니다. 상조업계는 이런 여러가지 상황들에 대응(?)해 여러가지 결합상품을 늘리고 있어요. 상조 상품의 경우 만기가 도래하기 전에 다른 상품으로 전환하게 하는 식인데요. 예를 들어 크루즈나, 어학연수 프로그램, 투어 상품 등으로 연계합니다.
 
이전부터 부어온 상조납입금을 지금 즐거운 혹은 유익한 상품으로 변경하는 것이 가능하니, 가입자 입장에서는 꽤 매력적일 것으로 보입니다. 해당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난 뒤 다시 상조에 가입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상조산업은 당분간 성장할 것이라고 하는데요. 장례 서비스를 라이프케어로 확대해간다는 상조업계의 향후 행보가 주목됩니다. 
 
프리드라이프의 '리메모리'서비스. (사진=프리드라이프)
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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