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연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들은 지난달 19일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하면서도 상당수 위원들은 추가 인상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은이 7일 공개한 ‘2023년도 제19차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당시 금통위원들은 주요국의 통화정책 긴축기조 장기화와 실물 경제의 회복 정도를 금리 동결의 주요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당시 한 금통위원은 "주요국들의 인플레이션은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사태로 인한 국제유가의 움직임 등으로 아직 불확실성이 높긴 하나 점차 둔화되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번에는 금리를 동결하고 국내외 경제상황의 전개와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를 관찰하면서 추후 인상 필요성을 검토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도 공통적으로는 물가 상황 등을 근거로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고 언급했는데요. 기준금리 동결을 주장한 다른 위원은 "대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된 가운데 물가의 상방리스크가 커진 점 및 금융불균형이 누증된 점을 감안해 이번에는 동결하되 추가 인상 가능성을 계속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최근 유가 및 농산물가격 급등으로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당초 전망을 웃도는 3% 중후반대까지 올라섰습니다. 다른 위원은 "최근 유가상승과 환율상승으로 공급측면의 물가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커진 데다 향후 중동 사태가 악화될 경우 유가상승과 달러강세가 동시에 심화될 리스크가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또 다른 위원도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대외여건 변화 및 그간의 금리 인상이 경제 전반에 미치는 효과를 면밀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향후 인플레이션 상방리스크 현재화로 인플레이션 둔화가 예상보다 지연될 가능성이 유의하게 높아질 경우에는 추가 인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가계부채가 잡히지 않는다는 점에서 고금리 기조를 유지해야한다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한 금통위원은 "주택관련대출이 여전히 6조원대의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과거보다 느슨한 부동산 규제, 상대적으로 낮은 주담대 금리, 주택가격 저점 인식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증가세가 재차 확대될 수 있는 만큼 고금리 정책을 유지하면서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를 통한 디레버리징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지난달 금통위원들은 만장일치로 6연속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바 있습니다. 당시 금통위는 “물가상승률이 기조적인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지만 물가 및 성장 전망 경로의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졌다"며 "가계부채 증가 흐름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는 만큼 기준금리를 현재의 긴축적인 수준에서 유지하면서 정책 여건의 변화를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0월 1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보연 기자 boye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