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국내에서 열린 스타트업 행사에 이슬람 여성들이 쓰는 히잡과 이슬람 남성들이 착용하는 구트라를 머리에 얹은 이들이 가득했습니다. 각국에서 국내 스타트업과의 교류를 위해 서울을 찾아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는데요.
8일 국내 최대 스타트업 행사인 '컴업 2023'이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막했습니다. 개막식은 오로지 영어로 진행돼 한국인들이 오히려 리시버를 껴야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미국, 프랑스, 스위스, 일본, 베트남 등 35개국에서 700여 명의 외국인이 참석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올해는 사우디와 UAE의 국가관도 마련됐습니다. 컴업 행사를 찾는 외국인 수가 매년 늘어나 어느새 국제화에 바짝 다가선 모습이었습니다.
개막식에는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창업 유관 기관장, 박지원(지올팍) 신드롬즈 대표 등의 국내 참여자는 물론, 사미 빈 이브라힘 알후세이니 사우디 중기청장, 압둘아지즈 알 리시 오만 중기청 부청장, 마크-앙투안 쟈메 프랑스 코스메틱밸리 이사장, 올리비아 허비 비바 테크놀로지 에코시스템 최고책임자, 하워드 라이트 AWS 스타트업 부문 부사장 등 다양한 해외 정부 기관과 글로벌 기업 관계자들이 함께했습니다.
박재욱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은 개회사에서 "고금리가 장기화하고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한 우려가 많다. 이런 시기일수록 스타트업의 혁신성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며 "올해 컴업은 글로벌 스타트업 축제로 위상이 강화됐다. 컴업스타즈에 53개국 960개의 기업이 지원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컴업스타즈는 컴업을 대표하는 혁신 스타트업을 가리킵니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8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컴업(COMEUP) 2023' 개막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중기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이 장관은 "컴업을 국제 스타트업 페스티벌로 만들어주신 외국 귀빈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운을 뗀 뒤 "중기부가 오는 2027년까지 컴업을 세계 5개 국제 스타트업 페스티벌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올해 글로벌이라는 생생한 느낌을 갖도록 노력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사우디, UAE에서 온 청년 스타트업들을 만났는데 한국 기업들과 컬래버레이션 하고 싶다고 한다. 이미 한국 스타트업은 발 빠르게 사우디·UAE 부스가서 이런 기술이 있는데 당신네 나라에서 필요하지 않느냐고 스타트업이 스타트업을 붙들고 이미 설득을 하고 있더라. 진정한 컬래버레이션이 시작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개막식 전 이 장관은 사우디·UAE 국가관과 국내 스타트업 부스를 돌아보며 의견을 들었습니다. 의료용 대마 스마트팜을 운영하고 있는 권미진 애그유니 대표는 이번 컴업을 계기로 중동과 사우디를 타깃으로 삼으려 하고 있습니다. 애그유니는 낮은 압력 환경을 에어돔 하우스로 구현한 시스템을 개발했는데, 이곳에서는 병충해나 곰팡이 등이 들어올 수 없는 최적 환경을 구성합니다. 따라서 약용 작물이 빠르게 자랄 수 있습니다.
박지원 신드롬즈 대표가 8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컴업(COMEUP) 2023'에서 창업 계기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변소인 기자)
이날 컴업의 첫 번째 연사로는 가수 지올팍으로도 유명한 박지원 신드롬즈 대표가 나섰습니다. 박 대표는 "패션브랜드를 론칭했는데 인공지능(AI), 공상과학을 기반으로 브랜드를 전개하게 됐다"며 "기술 개발에 직접 참여할 수는 없지만 예술가로서 기술이 나아가는 방향을 제시하고 싶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컴업 2023은 오는 10일까지 열립니다. 행사 이튿날은 오픈이노베이션 데이로, 엔비디아, 다쏘시스템, 현대자동차, 네이버클라우드 등 20여 개의 글로벌 기업이 참여해 스타트업과 협업 성공사례 발표와 협업 모델 발굴 등 스타트업과 상생의 무대를 개최합니다. 아울러 한불상공회의소 등 8개의 국내외 창업 지원기관이 다양한 국가의 창업생태계를 소개하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부대행사가 3일 동안 펼쳐집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