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공장 증설에 따른 수익 효과와 변압기, 회전기 등 전력기기 가격이 오르는 추세가 앞으로도 지속된다고 봤을 때, 내년에는 3조 이상의 매출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030년엔 5조원 매출을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7일 찾은
HD현대일렉트릭(267260) 울산시 변압기 공장. 김영기 HD현대일렉트릭 부사장은 중장기 매출 목표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습니다. 지난 2017년 현대중공업 전기전자시스템사업본부가 인적분할해 독립법인으로 출범한 HD현대일렉트릭은 이후 3년간 실적부진으로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매출액 2조1045억원이라는 최대 실적을 달성합니다. 올해 3분기까지만 해도 벌써 누적 영업이익이 1905억원으로 지난해 총 영업익(1330억원)을 넘어선 모습입니다.
이같은 배경엔 HD현대일렉트릭의 선별수주와 품질 관리를 포함해 어려운 상황속에도 공장 증설을 단행하며 해외 시장의 수요 증가를 대비한 게 컸습니다. HD현대일렉트릭은 2019년 알라바마 변압기 생산 공장의 증설을 완료했고, 2020년 울산 500킬로볼트(kV) 변압기 공장의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하는 투자도 단행했습니다. 이와 함께 미국 현지 영업력 강화를 위해 2020년 아틀란타 판매법인도 설립했습니다.
이후 2020년부터 글로벌 탄소중립 실현 기조가 강화되며 전력기기 시장 상황이 살아나기 시작합니다. 기후 대응을 위한 국제 공조로 북미와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신재생 발전 투자가 확대돼 시장 수요가 늘어난 겁니다. 이에 HD현대일렉트릭은 2020년 흑자로 돌아선 뒤 안정적인 수주 물량과 증대된 매출 실적을 바탕으로 지속 성장세를 이어가는 상황입니다.
울산·미국 변압기 공장, 추가 증설…2200억 매출 증대
HD현대일렉트릭은 미국과 유럽 변압기 시장 호황에 맞춰 또 한번 생산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내년까지 울산 변압기 공장과 미국 알라바마 법인의 변압기 공장을 증설하고 있습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이번 공장 증설로 2200억원의 매출 증대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 부사장은 "울산공장에서 변압기 공정 중 철심 조립 공정을 떼어내서 해당 공장에서 대신 수행하는 특별한 공장을 만들고 있다"며 "변압기 연간 생산력이 변압기 대수로는 70대 증가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미국 알라바마 변압기 공장은 최근 야외 야적장을 추가로 만들고 있다"며 "공장 내에 제품을 보관하면 조립 공간이 부족해지는데, 야적장에 보관하게 되면 조립 공간을 확보하면서 변압기 연간 생산력이 20대 정도 증가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HD현대일렉트릭 경영진 Q_A 세션 모습_전력사업본부장 김영기 부사장_경영지원부문장 이철헌 전무. (사진=HD현대일렉트릭)
HD현대일렉트릭 소개 세션 모습_전략지원담당 김주윤 상무. (사진=HD현대일렉트릭)
스마트 공장 공개…자동화 설비로 생산성 20% 향상
이날 방문한 HD현대일렉트릭의 변압기 공장은 500킬로볼트(kV) 스마트공장으로 지난 2020년도에 기존공장에서 리모델링된 최신 공장입니다. 총 1만8041㎡ (5467평)으로 약 140명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이 공장은 연간 변압기 70~80대 정도를 제작할 수 있습니다. 공장에는 철심자동적층 설비라는 자동화 로봇이 전기강판을 옮기며 층층이 쌓고 있습니다.
변압기 제조 공정은 크게 △철심 △권선 △중신조립 △총조립 등 4단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생산공정 이후에는 '시험-해체, 포장-출고, 납품-SITE 설치' 순으로 진행됩니다. 철심 공정은 변압기 내부의 자계통로가 되는 철심구조물을 만드는 공정입니다. 0.23밀리미터(mm)~0.3mm 두께의 얇은 전기강판을 길이, 형상대로 절단하고 절단품을 형상에 맞게 반복 적층하여 원형 형태로 조립합니다.
권선공정은 실제로 전압을 변경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장치로 절연지로 싸인 동선을 원형틀 외부로 감고 건조 후 치수에 맞게 제작합니다. 중신조립은 완성된 철심과 권선을 조립하고, 필요한 리드 및 절연물을 조립하는 과정 등을 거쳐 변압기 내부 구조물을 완성합니다.
마지막 총조립 생산공정은 완성된 중신을 외함에 삽입하고, 부싱, 방열기, 각종 악세서리들을 부착합니다. 모든 외함의 부품 부착 완료 후 진공 및 주유를 실시합니다. 생산공정까지 완료된 뒤 변압기는 시험실에서 낙뢰 등 각종 테스트를 거치고 납품됩니다.
지난 2020년 자동화 로봇인 철심자동적층 설비를 도입해 필요 인원이 4~6명 수준에서 1~2명으로 검사인력이 감축됐습니다. 스마트 공장 구축 이후 변압기 500Kv 공장 생산성은 기존 공장대비 20% 향상됐고 불량률 90% 감소됐습니다.
양재철 HD현대일렉트릭 상무는 "기존에는 작업자가 수동으로 철심을 적층하는 방식으로만 작업을 진행하였다면, 지금은 세계 최초로 철심적층 전공정을 자동화설비 시스템으로 구성한 자동적층설비가 활용된다"며 "적층공정을 자동으로 진행함은 물론이고, 적층 후 바인딩작업, 이동을 위한 철심구조물 기립작업까지 시스템이 전공정을 자동으로 진행하는 설비"라고 설명했습니다.
양 상무는 "물류 이동 방법도 개선을 했다며 "기존 크레인과 대차로 이동하던 방식에서, 에어쿠션과 무궤도 이송자치를 적용하여 대기낭비를 제거했다"고 덧붙였습니다.
HD현대일렉트릭 변압기 스마트 공장 시험실 제품 시험 모습. (사진=HD현대일렉트릭)
HD현대일렉트릭 변압기 스마트 공장 철심자동적층설비. (사진-HD현대일렉트릭)
울산=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