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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안국약품, 경영안정화 시작인데…또 고개 드는 오너리스크
전문경영인 체제 후 영업흑자 전환…바이오 투자도 활발
입력 : 2023-11-15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3일 17:5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혜선 기자] 전문 경영인 체제로 경영 안정화를 이룬 안국약품(001540)이 또 오너 리스크에 발목이 잡힐지 관심이 쏠린다. 오너 리스크 여파로 전문 경영인 체제로 전환한지 1년 반도 안 된 상태에서 어진 부회장 복귀가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어 부회장이 지난해 지분을 상속받은 데 이어 올해 사내이사로 복귀하면서 또다시 대표이사에 오를지 주목하고 있다.
 
안국약품 전경.(사진=안국약품)
 
53년 만에 첫 전문 경영인 체제…수익성 개선에 바이오 투자 활발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안국약품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44억원으로 전년 동기(29억원) 대비 51.7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월부터 원덕권 대표이사가 대표 자리에 오르면서 전문경영인 체제에 돌입한 후 얻은 성과다.
 
안국약품은 어진 부회장이 대표이사에 있던 기간에 오너리스크를 겪으며 수익성이 감소됐던 바 있다. 실제 안국약품의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2019년 24억원 수준이었지만, 2020년 -6121만원으로 적자전환했고 이어 2021년 영업손실 11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2022년 3월에 원 대표가 대표 자리에 오르면서 지난해에는 97억원 흑자전환했다.
 
원 대표는 2018년부터 안국약품의 연구개발(R&D)생산총괄 사장에 영입되면서 인연이 시작돼 지난해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안국약품이 53년 만에 처음으로 전문 경영인 체제를 돌입하면서 이에 대한 성과도 충분히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원 대표가 선임된 후 수익성 개선은 물론 최근 코스닥 소속부도 중견기업부에서 우량기업부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5년 안국약품은 우량기업부에서 중견기업부로 강등된 후 지금까지 중견기업부에 소속돼 있었다.
 
여기에 바이오 영역 확장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원 대표는 기존 연구개발생산 총괄을 맡았던 만큼 연구개발 투자에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원 대표가 대표에 오르고 바이오 산업에 총 38억원을 추가로 투자했기 때문이다.
 
안국약품의 상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말 머스트바이오에 15억원만큼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SUP 유니콘육성투자조합'에는 총 10억원(지난해 2억원, 올해 상반기 8억원), '마그나 FUTURE 펀드'에도 총 4억원(지난해 3억원, 올해 상반기 1억원)을 투자했다. 뿐만 아니라 올해 상반기에만 '타임폴리오 바이오육성투자조합'에 4억원, 피노바이오의 전략적투자자(SI) 계약을 위해 5억원을 투자하면서 바이오 산업 확장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다만, 업계에서는 원 대표가 선임되고 연구개발비율이 줄어들면서 수익성 개선이 연구개발을 축소하면서 나타난 것이라는 평가가 존재한다. 실제 2021년 10.6%(연구개발비 173억원) 수준이던 연구개발비율이 지난해 6.31%로 급감하고, 올해 상반기에도 4.74%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에 <IB토마토>는 연구개발비율 감소 원인 등에 대한 답변을 얻기 위해 연락했지만 닿지 않았다.
 
 
어진 부회장 대표이사 복귀 준비?…오너리스크 돌아오나 '우려'
 
원 대표가 대표에 오른 후 오너리스크가 해소되는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어 부회장이 올해 초 사내이사에 오르면서 대표이사로 복귀 가능성이 커졌다. 여기에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이하 국감)에서 이승한 안국약품 법무실장이 리베이트와 관련해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했지만, 어 부회장은 여전히 혐의에 대해 전면 부인 중이다. 이에 어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복귀했을 경우 오너리스크가 또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의 시선이 존재한다.
 
어 부회장은 안국약품의 창업주인 고 어준선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대표이사 자리를 지켜왔다. 그러나 2019년 불법리베이트 등 약사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어 부회장을 포함한 임직원이 기소되면서 '오너리스크'라는 꼬리표를 달기 시작했다. 이후 어 부회장은 지난해 3월 건강상의 이유로 대표이사 자리에서 내려왔지만 올해 초 돌연 신사업 총괄 사내이사에 올랐다.
 
업계에서는 어 부회장의 사내이사 복귀가 상속세를 피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시각이다. 지난해 고 어준선 명예회장이 별세하면서 지분 20.53%이 어 부회장에게 상속됐다. 이에 따라 대규모 상속세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어 부회장이 '가업상속공제제도'를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업상속공제제도는 생전에 10년 이상 영위한 기업을 상속인에게 정상적으로 승계한 경우 최대 600억원까지 상속세 부담을 경감시켜주는 제도를 말한다. 이 제도를 적용받기 위해서는 상속세 과세표준 신고 기한까지 회사의 임원으로 취임돼 있어야 한다. 여기에 상속세 신고기한으로부터 2년 이내 대표이사에 취임해야 상속세 면제를 받을 수 있다. 이에 어 부회장이 대표이사에 오르기 위한 수단으로 사내이사에 복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최근 국감에서 이승한 안국약품 법무실장이 불법 리베이트 건과 관련해 사과의 말과 재발 방지 약속을 전했지만, 어 부회장은 여전히 혐의에 대해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어 부회장이 대표이사에 오른다면 또다시 오너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IB토마토>는 어 부회장 대표이사 복귀 가능성에 대해 질문하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
 
김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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