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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실적 발표 시즌…어설픈 포장보다 현실적 분석 필요
입력 : 2023-11-14 오후 5:45:37
최근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분기마다 발표되는 기업 실적은 통상 작년 같은 기간 대비 증감 추이를 살펴봅니다. 지난 분기에 비해 얼만큼 변했는지 성과도 중요하지만, 기업별로 성수기, 비수기가 있고 통상 비슷한 시기에 집행하는 비용이 있기 때문에 같은 시기를 비교하는 것입니다. 
 
보통 상장기업 실적은 전자공시시스템이나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에서 확인하지만 기업들이 발표하는 실적 자료를 참고하기도 합니다. 매 실적 시즌마다 느끼지만 올해도 갸우뚱하게 되는 실적 자료를 여럿 봤습니다.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적혀 있는데 작년 대비 추이가 없거나, 분기별 변화는 제외하고 절대 수치만 놓고 '최대 매출', '영업이익 최대치' 등의 수식어를 늘어 놓는 경우 등입니다. 
 
이런 경우도 있었습니다. 소규모 상장회사 탐방을 갔는데, 애널리스트와 언론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발표하는 기업설명회(IR) 자료에 기업 실적이 한 페이지도 나와있지 않았습니다. 기업 대표가 누구인지, 어떤 사업을 영위하고 향후 진출하고자 하는 시장까지 모두 중요하지만 그 기업의 현재를 가장 정확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성적표는 실적인데, 실적을 빠뜨린 것입니다. 현장에서 한 애널리스트가 "실적이 빠져있네요?"라고 물으니 IR담당자는 그제서야 PPT에만 준비한 실적 수치를 보여주며 아주 간략하게 설명했습니다. 이런 IR은 정말 드문 경우입니다.
 
어떤 방식으로 설명하든 실적이 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를 '가린다'라는 느낌이 듭니다. 사업 환경이나 내부적 요인 등에 의해 당장의 성적이 아쉬울 수 있지만, 화려하게 포장한다고 내용물이 달라지진 않겠죠. 바라는 바는 어설픈 포장이 아닌 문제를 직시하는 태도와 개선 방향에 대한 고민의 결과입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공시 목록 화면.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홈페이지 갈무리)
 
심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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