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11월 15일 17:3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보험업계가 새 국제회계기준인 IFRS17 관련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이 적용된 성적을 최초 공개했다. 올해부터 도입된 IFRS17 실적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보험사별 비교·분석에는 제한이 따른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이드라인 적용 방식이 보험사별로 상이하고, 세부 사항에서도 회사 자율성이 반영돼서다.
IFRS17 '가이드라인' 적용된 3분기 실적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요 보험사들은 금융감독원 가이드라인이 반영된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삼성화재(000810)는 3분기 순이익으로 4282억원을 기록했고 누계실적으로는 1조6433억원을 달성했다.
DB손해보험(005830)은 각각 3699억원과 1조2624억원이며, 현대해상은 2894억원과 7864억원이다. KB손해보험은 1551억원과 6803억원으로 다소 부진한 반면,
메리츠화재(000060)는 4963억원과 1조3353억원을 이루면서 가장 크게 성장했다.
IFRS17 체계서 수익성 핵심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 규모는 △삼성화재 13조2593억원 △DB손해보험 12조6000억원 △메리츠화재 10조6786억원 △KB손해보험 9조1840억원 △현대해상 8조8671억원 등으로 나타난다. CSM은 미래 미실현이익으로 보장 기간이 경과하면서 상각 후 이익으로 인식하게 된다.
3분기 실적에 이목이 집중된 이유는 보험업계가 금융당국이 내놓은 IFRS17 가이드라인을 적용해 발표한 첫 성적표이기 때문이다. 이는 IFRS17 기반 새로운 제무재표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계리적 가정들과 관련된 것으로서 지표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기본적으로 IFRS17 체계서 보험사는 자체적인 경험통계와 합리적 근거·방법 등에 바탕을 두고 편향되지 않은 자의적 가정으로 보험부채를 평가하도록 돼 있다. 구 회계제도인 IFRS4 체계보다 보험사 개별적인 자율성이 부여됐다는 설명이다.
가이드라인은 낙관적인 해석을 제한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인데, 주요 내용으로 △실손의료보험의 계리적 가정 산출기준 △무·저해지 보험의 해약률 가정 산출기준 △고금리 상품의 해약률 가정 산출기준 △보험손익 인식을 위한 CSM 상각 기준 △보험손익 인식을 위한 위험조정(RA) 상각 기준 등을 다룬다.
금융투자·보험업계서는 특히 실손보험 부문의 계리적 가정을 주요 변수로 꼽았는데, 이는 생명보험사보다 손해보험사가 가이드라인 적용으로 인한 영향을 더욱 크게 받을 것으로 언급됐던 이유다. 손해보험사는 '적자상품'으로 여기는 실손보험을 판매함에 따라 손실부담계약 비용이 크게 나타날 수 있어서다.
가이드라인 CSM에 마이너스 경향…신계약 수익성 지표도 살펴야
개별 보험사의 가이드라인 적용 효과를 살펴보면, 삼성화재는 보수적인 계리적 가정을 강조했던 만큼 영향이 적었던 것으로 평가받는다. 금융투자 업계에 의하면 삼성화재는 실손 가정 변경으로 CSM이 1430억원 감소하고, 손실이 100억원 발생했다. 손실 부문은 CSM 상각익 감소와 손실계약비용 발생에 따른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DB손해보험은 가이드라인 적용으로 CSM이 약 4000억원 감소했다. 계리적가정 내에서도 실손보험보다는 무·저해지 영향이 컸던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해상의 경우 가이드라인 도입으로 CSM이 5000억원 정도 줄어들었으며 이 영향으로 CSM 상각이 120억원 감소했다.
금융당국 가이드라인에 따라 CSM과 실적에 대한 조정이 이뤄졌지만 보험사별 단순 비교와 분석 가능성은 아직 떨어진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기본적으로 IFRS17 회계기준이 보험사 자율성에 초점을 두고 있는 가운데 가이드라인 역시 전진법(삼성화재·메리츠화재)과 소급법(DB손해보험·현대해상) 등 적용방법이 달라서다. 4분기 적용 예정이었던 성과급의 CSM 미반영 분을 선반영하는 경우(메리츠화재)도 있다.
올해는 IFRS17 적용 첫해로 과도기적 단계인 만큼 수익성 지표 중에서도 신계약 수익성을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DB금융투자에 따르면 신계약 수익성은 미래 현금유입의 현가 추정치로 살펴볼 수 있는데, 주요 손해보험사의 미래보험료현가는 △삼성화재 3조8780억원 △DB손해보험 3조3790억원 △현대해상 3조640억원 △메리츠화재 2조1980억원 등으로 나온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감독원 가이드라인의 보험사별 영향 차이가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지만 반영 방법과 영향 정도, 반영 시기가 상이하다"라면서 "결국 신계약 CSM 증가를 바탕으로 한 CSM 증가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라고 진단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