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양고기 많이 드시죠. 향 때문에 거부감이 들어 못 먹는다던 양고기가 이제는 대중적인 음식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꼬치부터 숯불갈비까지 다양하게 양고기를 접할 수 있게 됐고, 예전에 비하면 가게도 많아져 정말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식이 됐죠.
그러면서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양꼬치엔 칭다오'라는 유행어가 생겨나기도 했습니다. 중국음식인 양꼬치에 중국맥주인 칭다오와 함께 먹는 게 맛있다는 의미의 유행어였죠.
그런데 양꼬치엔 칭다오도 옛말이 된 것 같습니다. 최근 논란이 돼서 알겠지만 중국 산둥성 칭다오 제조 공장에서 한 남성이 맥주 원료인 맥아 저장고에 소변을 보는 영상이 화제가 됐기 때문이죠.
중국은 곧바로 소변을 둔 남성과 영상을 촬영한 사람을 체포했다며 칭다오 직원이 아닌 하역 노동자라고 밝혔지만, 이미 사건은 일파만파 커졌습니다. 영상이 퍼져나가면서 사람들은 찝찝한 마음에 칭다오 맥주를 거부했고, 결국 칭다오는 1조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도 아마 칭다오의 타격은 클 것으로 보입니다. 조선족들이 많아지면서 도심 곳곳에 양고기 집이 늘었는데, '양꼬치엔 칭다오'라는 유행어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식당 테이블엔 항상 칭다오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주 일요일 양꼬치 집에서 본 식당 풍경은 사뭇 달랐습니다.
10테이블 정도 손님들로 가득했는데 어느 한 곳에서도 칭다오를 보지 못했습니다. 당연히 뉴스를 봤기 때문에 내가 먹는 맥주에 소변이..? 하고 생각하며 찝찝한 마음에 주문하지 않았을 겁니다. 저도 마찬가지니까요.
결국 칭다오를 비롯한 중국 맥주 수입은 크게 줄었고, 칭다오 수입사는 비어케이는 희망퇴직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비어케이 측은 판매량이 판매량 급감으로 긴축 경영을 할 수밖에 없고, 회사 존속을 위한 결정이라고 씁쓸하게 밝혔습니다.
지난 5일 서울시내 대형마트에 칭다오 맥주가 진열되어 있다. (사진=뉴시스)
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