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11월 초 인플루엔자(독감) 환자 발생이 유행 기준을 5배가량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독감이 통상 12월 중순 이후 유행 정점을 찍는 것을 고려하면 올해 겨울철 역대 최악의 독감 유행이 올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19일 질병관리청의 독감 표본감시 통계를 보면, 올해 45주(11월 5~11일) 인플루엔자 의사환자(38도 이상의 갑작스러운 발열과 기침 또는 인후통을 보이는 자)는 인구 1000명당 32.1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 독감 의사환자는 과거 같은 기간 대비 가장 큰 유행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2018년 7.8명, 2019년 7.0명, 2020년 3.1명, 2021년 3.3명, 2022년 11.2명과 비교해서 3~4배가량 높은 규모로 환자가 급증했습니다.
2023~2024년 절기 유행 기준인 의사환자 6.5명보다는 4.9배 이상 많은 환자가 발생했습니다. 특히 7~18세 소아청소년 연령대 환자가 가장 많았습니다. 인구 1000명당 의사환자는 13~18세 77명, 7~12세 71명으로 평균(32.1명)보다 2배 이상 많은 환자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문제는 독감의 경우 통상 12월 들어 환자가 급격히 늘어나는 경향이 있는데, 벌써부터 12월 초 규모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올해 역사상 유례없는 독감 유행이 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입니다.
지난해 독감 의사환자가 30명을 넘어선 것은 50주(12월 4~10일)때 였습니다. 당시 50주 30.3명을 시작으로 51주 41.9명, 52주 55.4명, 53주에는 60.7명까지 급증한 바 있습니다.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지 않았던 2018년에는 49주 34.0명으로 30명을 넘긴 뒤 50주 48.7명, 51주 71.9명, 52주 73.3명까지 폭증했습니다.
19일 질병관리청의 독감 표본감시 통계를 보면, 올해 45주(11월 5~11일) 인플루엔자 의사환자(38도 이상의 갑작스러운 발열과 기침 또는 인후통을 보이는 자)는 인구 1000명당 32.1명으로 나타났다. 자료는 인플루엔자 의사환자분율. (그래픽=뉴스토마토)
독감으로 입원치료를 받는 환자도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질병청의 바이러스성 급성호흡기감염증 입원환자 감시(218개 병원 참여) 결과 관련 환자의 30.7%가 독감 감염 환자 였습니다.
상급종합병원급(42개소)이 참여하는 중증급성호흡기감염증 입원환자 감시 결과에서는 입원환자의 28.1%였습니다.
마상혁 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장은 "올해 독감은 7~18세 학동기 아이들이 많이 감염돼 지역사회로 퍼지는 양상을 보인다"며 "아이들에게 증상이 있을 경우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고 가급적 학교·학원에 보내지 않는 것이 좋다. 지역사회 환자가 많아지면 고위험군에서 환자도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지금 정부가 운영하는 독감 감시체계로는 지역의 특성을 반영하기가 어려운 면이 있다"며 "환자 발생과 증상의 특징들이 담긴 정보가 실시간으로 지역 전문의들에게 공유될 수 있도록 체계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습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코로나19 당시 독감을 앓지 않은 아이들이 걸리기 시작한 것이다. 3년에 걸쳐 유행할 게 한 번에 유행이 되면서 강한 확산세를 보이는 것"이라며 "영유아와 65세 이상, 임신부들에게 백신 접종을 권하는 이유는 고위험군의 중증도를 예방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백신이라고 예방을 위해 무조건 맞는 것보다, 과거 부작용이 있었는지 등을 고려해 접종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정부는 현재 생후 6개월~13세 어린이, 임신부, 6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독감 백신 무료접종을 진행 중입니다.
19일 질병관리청의 독감 표본감시 통계를 보면, 올해 45주(11월 5~11일) 인플루엔자 의사환자(38도 이상의 갑작스러운 발열과 기침 또는 인후통을 보이는 자)는 인구 1000명당 32.1명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한 병원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