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HMM(011200) 본입찰을 이틀 앞둔 가운데 노조가 총 궐기대회를 열고 HMM 졸속매각 저지를 위한 막바지 총력전에 나섰습니다. 노조는 산업은행이 이번 입찰을 무효화하고 영구채 처분계획을 밝혀 적정 기업이 인수하도록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민주노총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HMM 지부, HMM 육상·해상 노동조합은 21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400명으로 추산되는 조합원들이 참가한 가운데 HMM노동조합 전체 조합원 궐기대회를 가졌습니다. 해상노조 조합원의 75%는 선상에 있어 이를 제외한 전 조합원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날 대회는 개회선언을 시작으로 노동 의례, 매각 관련 노동조합 대응 경과보고, 조합원 투쟁 결의, 노동가 합창, 위원장·본부장 투쟁사, 노동조합 조합원 결의문 낭독 순으로 진행됐는데요. 노조 측은 "회사와 대립하고 투쟁하는 자리가 아닌 공동체의 주권을 사수하고 지키기 위해 선언하는 자리"라며 "앞으로도 매각 절차에 주시하고 필요할 경우 행동에 옮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21일 기준 HMM의 주가는 16000원대 초반을 맴돌고 있습니다. 현재 주가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최소 20%만 더해도 매각 예정가는 7조2000억원대에 육박할 것으로 시장에서는 예측하고 있는데요. 자기자본 조달 능력이 턱없이 부족한 기업이 HMM 인수를 시도하면 약탈적 자본의 참여는 명약관화라는 게 노조 측 주장입니다.
노조는 "그나마 재무구조가 제일 나은 것으로 알려진 LX가 입찰에서 빠지는 모양새를 취한 데다 동원, 하림은 자본 조달을 위해 분주히 뛰어다닌다는 얘기가 곳곳에서 들린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인수금융을 통해 필요 자금의 50% 이상을 조달할 경우 자본 수익 회수에만 몰두하는 탐욕적 자본의 잔치가 될 것"이라며 "산업은행이 론스타를 자처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노조는 궐기대회에 앞서 산업은행 고위급 임원을 만나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기호 육상노조 지부장은 "산은에서 고민하고 있으니 지켜봐 달라고 했다"고 밝혔습니다.
노조는 인수 의지를 피력한 기업들이 실사를 시작한 이후 국회의원 간담회, 해양기자협회 주관 토론회, 정무위원회·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감 등을 통해 입장을 알려왔습니다. 충분히 얘기한 만큼 입찰에 반영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노조는 유찰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요. 이번에 낙찰이 되더라도 노조의 요구를 관철시키고 인수를 중단하기 위한 행동을 지속한다는 방침입니다. 현재 매각 절차에는 노조가 참여할 수 없지만 인수 최종 후보자가 결정되면 고용 안정 등 근로자 권익을 위한 투쟁도 이어나갈 계획입니다.
21일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열린 HMM 졸속매각 저지를 위한 노동조합 총 궐기대회(사진=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