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31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만리경-1호 위성을 실은 새로 개발된 천리마-1호 로켓이 발사되는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북한이 3차 군사정찰위성 발사가 성공해 위성이 정상 궤도에 진입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정부는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 성공에 대응해 남북 9·19 군사합의 일부 효력정지를 위한 임시 국무회의를 개최합니다.
조선중앙통신은 22일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은 2023년 11월 21일 22시 42분 28초에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 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위성운반로켓 '천리마-1형'에 탑재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며 "발사 후 705초 만인 22시 54분 13초에 '만리경-1호'를 궤도에 정확히 진입시켰다"고 보도했습니다.
통신은 현지에서 발사를 참관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 결정을 가장 정확하고 훌륭하게 관철한 전체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과 연관 기관의 간부들과 과학자, 기술자들을 열렬히 축하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은 이번 발사 성공을 발판 삼아 추가 위성 발사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통신은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이 앞으로 빠른 기간 내에 정찰위성 추가 발사 계획을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에 제출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북한이 이번 3차 발사에 성공한다면, 두 번의 발사 실패에 대한 원인을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러시아의 기술자문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북러 군사협력에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은 고조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런던 숙소 호텔에서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 관련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뉴시스 사진)
우리 군은 현재 북한 발사체의 단 분리 성공 및 정찰위성의 우주궤도 진입 여부를 분석 중입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 주장 군사정찰위성' 발사 시 즉각 포착해 추적·감시했으며, 한미일 간 관련 정보를 공유하였고, 세부제원은 종합적으로 분석 중에 있다"고 전했습니다.
정부는 북한의 위성 발사에 접경 지역의 정찰과 군사훈련을 금지한 9·19 군사합의의 효력을 정지하는 것으로 대응에 나설 전망입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9·19 군사합의 일부 효력 정지를 안건으로 하는 임시 국무회의를 주재합니다. 통일부가 효력 정지 안건을 상정해 의결하고, 이후 정부는 북한에 효력 정지 결정 사실을 통보할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21일(현지시간) 긴급 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3차 발사를 규탄했습니다.
또 9·19 군사합의 1조 3항에 대한 효력 정지를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1조 3항은 군사분계선 상공에서 모든 기종들의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NSC는 이 조항의 효력정지로 "과거에 시행하던 군사분계선 일대의 대북 정찰·감시활동을 복원할 것"이라며 "이는 남북관계발전법 제23조에 규정된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이루어지는 조치"라고 강조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긴급 NSC 상임위에서 "논의된 대로 적법 절차에 따른 대응조치를 추진하라"며 "이 조치가 국민의 생명은 물론 국가안전보장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방어적 조치라는 점을 국민과 국제사회에 정확하게 설명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