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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결별해야 할 민주당의 뉴노멀
입력 : 2023-11-24 오전 6:00:00
민주당 전현직 의원들의 이어진 막말과 실언에 민주당은 또 곤혹스럽다. 당 지도부는 한 당사자에게 비상징계 조치를 했다. 당 내부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지만, 일부에서는 과도한 비난이라며 옹호하기도 한다. 보수신문의 비판 프레임에 말려든 거라고 맞서는 국회의원도 있다. 예상대로 ‘개딸’들은 맥락없이 악마화 한 것이라고 비난과 징계를 성토하고 있다. 새삼스럽지 않은 오늘의 민주당 실상이다.
 
민주화를 위한 헌신이나 도덕성이라는 민주당의 자산이 소진된 지는 오래다. 이제는 또 하나의 권력이권 카르텔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상대를 악으로는 보는 독선적 입장으로 자신들을 정당화시키는 시대착오적 경향이 남아 있다. 문제가 드러날 때마다 보수 언론의 악의적 프레임이고, 정치검찰의 탄압이라며 상대 탓으로 돌린다. 심지어 사법부의 판단마저도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들이 적지 않았다. 
 
현재의 민주당은 ‘이재명의 민주당’이다. 2004년 탄핵 정국에서 등장한 열린우리당의 86세력들이 당의 중진이자 중추이지만,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가 중심이 된 유사 종교집단처럼 돼 있다. 3김시대 카리스마하고는 다른 차원의 장악력이다. 홍위병 같은 강성 지지세력이 이 대표에 대한 이견이나 비판은 신성모독처럼 대처하며 호위한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둘러싼 공방이 민주당의 다른 정치적 대의를 압도할 수밖에 없었다. 사법리스크를 방어하는 방탄정당이 돼버리면서 민주당의 도덕성 감수성이 퇴화됐다는 이낙연 전 대표의 아픈 진단에 공감한다. 자신들이 탄핵 대상으로 삼는 그 집권세력과 국민지지도에서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더 못하게 나오는 배경이다.
 
사법리스크에 맞서는 종교화된 세력의 정치는 ‘정치전쟁’이다. 상대는 타도해야 할 적으로서 악이다. 강도가 높은 발언일수록 효과적이라고 생각했을 터이다. 그만큼 막말이나 실언의 여지가 컸다. 정치전쟁 상황에서 자성을 촉구하는 소리는 나오기 어려웠다. 오히려 이런 전투적 언행이 강성 지지세력으로부터 열렬히 호응을 받았다.
 
민주당 주요 스피커들의 거친 언어는 ‘나꼼수’식 또는 유투브식의 정치언어가 일상화된 민주당의 정치풍토가 큰 영향을 미쳤다. 이명박 당시 대통령에 대한 비판과 저항으로 시작한 ‘나는 꼼수다(나꼼수)’ 팟캐스트(이후 유투브)는 정치를 경량화시키고 유쾌하게 논의하는 무대가 됐다. 2012년 대선 국면에서부터 민주당과 결합하기 시작했다. 문재인 정부 시기에는 ‘나꼼수’식 언론과 정치담론이 민주당의 주류가 됐다. 아예 지상파 시사방송까지도 주도했다.  
 
틈새시장의 비주류 언론 역할을 하던 시절에는 불확실한 정보나 과장된 주장일지라도 양념으로서, 긍정적 역할도 했다. 그러나 정치담론 시장의 주류가 되면서 양념과 마사지가 진실을 어지럽히는, 본말이 전도되는 상황이 돼버렸다. 특히 민주당에게는 자충수가 됐다. 민주당의 주류 정치담론을 주도하면서 프로파간다 역할을 했고, 민주당 일부 정치인의 언행과 정치 방식으로 이어졌다.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의 근거없는 음모론이나 정제되지 않는 거친 발언들이 그 맥락에 있다. 김 모 의원 등의 사례에서 보여주듯이 자충수가 되면서도 개의치 않고 반복한다. 당내 강성 지지세력이 호응하기 때문이다. 이명박의 BBK를 빗댔던 꼼수가 스스로의 꼼수가 돼 민주당에 자리를 잡은 셈이다.
 
민주당의 정치풍토, 정치적 대의에 대한 근원적인 성찰이 필요하다. 민주당의 최근 풍토가 이제는 달라질, 일시적인 뉴노멀이었길 바라 본다.
 
김만흠 한성대 석좌교수·전 국회입법조사처장
권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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