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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퓰리즘이 만든 개인 공매도 피해 속출
2500만원 공매도해 2억원 손실 사례도
입력 : 2023-11-25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에코프로(086520) 등에 2500만원 공매도했다가 2억원 날렸어요." 
 
공매도거래 문턱이 낮아지면서 거액의 손실을 보는 개인투자자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공매도 절차가 간소화됐고 막대한 손실위험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 한 채 거래를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과 기관의 전유물이었던 공매도를 개인 또한 접근이 용이하도록 개선한 제도가 되레 개인들의 투자실패로 이어졌다고 지적합니다. 금융당국이 개인투자자들의 제도개선 요구를 무분별하게 수용해선 안된다는 설명합니다. 
 
"비대면 간소화 절차로 위험성 충분히 고지 안해"
 
일산에 거주중인 A씨(45세 여성)는 지난해부터 대신증권(003540)에서 대주거래를 시작했습니다. 그는 금융감독원에서 개인투자자들에게 공매도 참여에 균등한 기회를 제공한다는 방침의 뉴스를 보고 대주거래를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비대면으로 간소화된 사전교육 30분과 모의거래 1시간을 이수한 후 곧바로 공매도에 나설수 있었습니다. 
 
특히 A씨는 지난해부터 에코프로(086520), 포스코퓨처엠(003670) 등 2차전지 고평가 논란에 관련한 뉴스를 접하면서 2500만원 규모의 공매도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에코프로가 A씨의 예상과 반대로 폭등하면서 순식간에 2억원에 가까운 손실액을 확정했습니다.
 
A씨는 공매도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체 거래하다 겉잡을 수 없이 불어난 손해에 도저히 손절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고 토로했습니다. 그는 "당시 대신증권측은 사전에 무제한 손실 가능성에 대해 자세히 고지하지 않았다"면서 "손실액이 이렇게까지 불어날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했습니다. 이어 "투자설명서도 추후에 확인했고, 위험성에 대해 일일히 다 살피고 거래하는게 불가능했다"고 했습니다. 
 
현재 전문투자자를 제외한 개인이 공매도할 수 있는 방식은 대주거래인데, 증권사들은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나 HTS(홈 트레이딩 시스템)에 위험성이 있단 화면을 표시하는 것 외엔 따로 손실 위험성에 대해 고지하고 있는 것은 없습니다. 신규 대주거래 계약전 원금의 무제한 손실가능성을 팝업표시로 넘김으로써 고객들이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 것입니다. 
 
A씨는 "고객 투자 적합성이나 적정성을 알아봐야 하고 이정도로 위험한 투자방식이면 저같이 초보투자자에게는 사전에 각별히 주의를 줘야 하는 게 맞는 거 아니냐"면서 "반대매매를 막으려고 신용대출까지 끌어다 증거금을 메웠었다"고 하소연했습니다. 
 
A씨의 계좌내역에 에코프로와 포스코퓨처엠 등의 대주거래 손실액이 나와있다.(사진=A씨 제공)
 
설익은 제도가 초보투자자 손실 양산
 
공매도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진 데에는 금융당국이 개인 공매도 활성화를 위해 '개인 대주(주식 대여) 제도'를 개편한 영향이 큽니다.
 
공매도 제도가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지적이 과거부터 꾸준히 제기되오면서 개인 공매도 활성화 요구가 커지자 금융당국은 지난 2021년 5월부터 공매도 접근성을 높인 새로운 개인대주제도를 실시했죠. 이전엔 대여물량(공급) 부족 등으로 개인의 차입수요와 취급 증권사가 지속적으로 감소해 개인의 공매도 접근성이 낮았습니다. 
 
제도개선이 이뤄지면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가 기존 6곳에서 17곳으로 늘어났고 공매도용 주식의 규모도 종전 200억원대에서 2~3조원 규모로 폭증했습니다. 이때부터 공매도 거래를 희망하는 개인투자자들은 사전교육과 모의거래를 미리 이수하고 곧바로 공매도에 나설수 있게 됐습니다. 방법은 비교적 간소화되고 쉬워졌지만, 초보투자자들의 '초과 손실' 등 위험부담이 매우 큰 상황에 직면했단 지적이 나왔습니다.
 
지난 16일에 금융당국과 국민의힘이 공동으로 발표한 공매도 제도 개선 초안이 나왔는데요. 이번 개선안을 통해 개인투자자들이 요구한 외국인·기관과 더불어 거래 조건이 통일돼, 시장은 더욱 '평평한 운동장'으로 변화하게 됩니다. 
 
특히 개인의 담보비율을 기존 120%에서 105%로 완화할 예정인데요. 외국인과 같은 조건인데, 담보비율이 낮아져 기존보다 적은 돈으로도 공매도 투자에 나설 수 있어 손실확정이 더욱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공매도 문턱을 크게 낮추면서 정보력과 자금력이 부족한 개인투자자들을 위험에 한층 더 많이 노출 시켰다고 지적합니다. 김대종 세종대 교수는 "공매도에 대해 개인들이 요구한 사항이 좀 더 쉽게 대주거래를 하게 해달라는 것이었는데 투자실패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증권사들은 주식경력이 짧거나 초보투자자들에게 그 위험성을 더욱 철저히 고지해야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신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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