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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구에 지체 장애 특수학교 설립…주민 설득 '관건'
총 22학급 규모로 세워져…377억원 투입해 2029년 3월 개교할 계획
입력 : 2023-11-27 오후 4:00:44
 
 
[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내년 2월 폐교되는 서울 성동구 성수공업고등학교 부지에 지체 장애 특수학교인 (가칭)'성진학교'가 설립됩니다. 이로 인해 서울 동북권 지역에 거주하는 지체 장애 학생들의 학교 통학 여건이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과거 서진학교 등 특수학교 설립 당시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난항을 겪었던 만큼 주민들에 대한 설득 작업이 원활하게 이뤄져야 '성진학교'도 계획대로 문을 열 수 있습니다.
 
서울 동북권 지역 거주 지체 장애 학생들의 학교 접근성 개선
 
서울시교육청은 27일 '학생 교육 여건 개선을 위한 특수학교 설립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는 지난 2021년 8월 발표한 '장애 학생 교육권 보장 및 특수교육 여건 개선을 위한 공립 특수학교 설립 중장기 기본계획'에 따른 것입니다. 당시 서울시교육청은 2040년까지 서울에 공립 특수학교 9곳을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내놨습니다.
 
'성진학교'는 성수공업고등학교 부지 일부를 활용해 연면적 16,178㎡ 규모로 세워집니다. 총 136명의 지체 장애 학생들이 22학급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됩니다. 지체 장애 학생들의 연령별·단계별 교육을 위해 유치원 과정 2학급·초등학교 과정 6학급·중학교 과정 6학급·고등학교 과정 6학급·전공과 과정 2학급이 운영될 예정입니다.
 
전공과 과정은 고등학교 과정을 마친 지체 장애 학생들의 직업교육이 이뤄지는 교육과정으로 보통 바리스타나 제과제빵 기술을 가르칩니다. 서울시교육청은 총 377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2029년 3월 '성진학교'를 개교할 계획입니다.
 
올해 교육부 특수교육통계에 따르면 서울 지역 특수교육 대상자 1만3888명 가운데 1540명(11.1%)이 지체 장애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중 59%인 909명이 특수학교를 다니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러나 서울 성동구·광진구·동대문구 등 동북권 지역의 경우 지체 장애 학생 428명의 51.9%인 222명만 특수학교에 재학하고 있습니다.
 
서울 전체와 비교해 동북권 지역 지체 장애 학생들의 특수학교 재학 비율이 낮은 것입니다. 서울시교육청은 '성진학교'가 세워지면 서울 동북권 지역에 거주하는 지체 장애 학생들의 학교 접근성이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성진학교'는 내년 도시계획시설 변경 용역과 재정 투자 심사, 공유재산관리계획 서울시의회 심의를 거쳐 2025년 설계 공모 및 용역을 시작할 방침입니다.
 
내년 2월 폐교되는 서울 성동구 성수공업고등학교 부지에 지체장애 특수학교인 (가칭)'성진학교'가 설립된다. 사진은 '성진학교' 건물 배치 계획도.(사진 = 서울시교육청)
 
"집값 하락 등 우려했던 일 일어나지 않아"…진로·직업교육 이뤄질 '교육원'도 개원
 
서울시교육청의 계획대로 '성진학교'가 들어서기 위해서는 지역 주민들을 설득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지역 주민들이 특수학교를 혐오 시설로 여겨 설립에 반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실제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2013년 서울 강서구 옛 공진 초등학교 터에 공립 특수학교를 세우겠다고 발표했으나 해당 부지에 국립 한방 병원이 들어오길 바라는 주민들의 반발로 어려움을 겪은 바 있습니다.
 
그렇게 공립 특수학교 설립에 난항을 겪던 도중 2017년 9월 주민토론회에서 장애 아이를 둔 학부모가 무릎을 꿇고 학교를 세울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한 일이 알려지면서 긍정적인 여론이 형성돼 겨우 2020년 서진학교가 문을 열 수 있었습니다. 서울에서 지난 10년간 새로 개교한 특수학교는 서진학교를 포함해 다원학교·도솔학교·나래학교·효정학교 등 5곳뿐입니다.
 
서울시교육청은 특수학교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돼 주민 설득 과정에서 이전과 같은 격렬한 반대는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나래·서진학교를 만들 당시 주민들의 반발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개교 후 당초 우려했던 집값 하락 등과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아 성수공업고등학교 인근 주민들도 인식 변화가 생겼을 것이라고 본다"며 "주민 설명회 등에 대해서는 아직 계획한 바 없지만 주민들이 요구하면 상황에 맞춰 적절히 대응하고자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성수공업고등학교 남은 부지에 미래 산업 사회에 대응하는 진로·직업교육과 직업 체험 활동 등을 관리하는 'AI(인공지능)융합진로직업교육원'도 설립하기로 했습니다.
 
'교육원'은 진로 발달 단계에 따른 단위 학교의 진로 교육을 지원하고, 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현장감 있는 직업 교육 및 직업 체험 활동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또한 반도체·AI·로봇·IoT(사물인터넷)·메타버스·핀테크·블록체인 등 4차 산업 신기술과 관련해 학생 교육 및 교원 연수도 실시합니다.
 
해당 시설은 예산 202억원이 투입돼 연면적 9620.1㎡ 규모로 설립되며, 2027년 9월 개원할 예정입니다.
 
내년 2월 폐교되는 서울 성동구 성수공업고등학교 부지에 지체장애 특수학교인 (가칭)'성진학교'가 설립된다. 사진은 지난 2019년 9월 개교한 특수학교인 나래학교 입학식날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등교하는 학생을 맞이하고 있는 모습.(사진 = 뉴시스)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
장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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