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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출산 위해 커리어 포기할까
입력 : 2023-11-29 오후 5:35:20
"아이를 키우기 위해 자신의 커리어를 포기하는 것은 청년 입장에서는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김영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강연장에서 한 발언입니다. 저출산 관련 정부 정책 수립의 중심에 있는 사람이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어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한국은 지난 2020년 사상 처음으로 태어나는 사람 수보다 사망하는 사람이 더 많아지는 '데드크로스'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그러나 생산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한 것은 이보다 2년 앞선 2018년부터입니다.
 
인구 전체의 70~71% 수준이었던 생산가능 인구는 본격적으로 감소세로 돌아섰고, 그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습니다. 생산인구 감소는 곧 근로자 1명이 부양해야 하는 노인 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결혼, 출산 및 육아에 대한 비용을 줄여주는 정책적인 접근을 통해 출산율을 끌어올리는 것도 물론 중요합니다.
 
그러나 깊게 자리 잡은 한국식 문화와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스펙을 쌓고 취업을 잘해야 한다는 사회 가치를 먼저 바꿀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남들 뛰어놀 때 열심히 공부하고 잠까지 줄여가며 일해서 만들어 둔 커리어를 포기하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요.
 
유럽에서는 학교에서부터 배우자, 가족과 친밀한 관계를 맺는 것이 삶의 목적인 행복과 굉장히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교육합니다.
 
그런데 우리 한국의 학교는 오롯이 대학에 가기 위한 '성적'을 받기 위해 거치는 곳 정도가 된 모습입니다. 그 결과는 처참합니다. 한국은 한강의 기적이라는 눈부신 성장을 이뤘지만, 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쓰고 있습니다.
 
사회적 성공, 부의 축적이 반드시 행복으로 귀결되지는 않는 모습입니다. 배우자, 가족 등 소중한 사람과 함께 보내는 하루가 토익 900점보다 더 의미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사진은 서울 한 학원 입시설명회 참석한 학부모들 모습. (사진=뉴시스)
이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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