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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이해하겠나"…외교관 출신 중기부 장관에 중기업계 '술렁'
"중소벤처기업 글로벌화? 중기부 정책 아냐" 대체로 비판 목소리
입력 : 2023-12-05 오후 4:01:44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정통 외교 관료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지명되자 중소기업계가 술렁이고 있습니다. 정부는 오영주 외교부 제2차관이 외교관 경력을 살려 중소벤처기업의 글로벌화를 견인할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전문성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현장 경험이 풍부하고 관련 경력이 수십 년되는 인물을 중용한 타 부처와 다르게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은 이번 인사를 두고 '중기부 홀대론'까지 제기됩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4일 6개 주요 부처 장관을 교체하면서 중기부 장관에 오영주 외교부 제2차관을 지명했습니다. 김대기 비서실장은 인사 발표 브리핑을 통해 "오 후보자는 경제 외교 총괄 외교부 제2차관을 역임했으며 우리 중소기업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했다"며 "중소벤처기업 신시장 개척과 글로벌을 이끌 것"이라고 기대를 표했습니다. 오 후보자는 5일 여의도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소벤처기업이 신시장을 개척하고 경쟁력을 높이는 데 외교부에서 닦아온 경력 등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 밝혔습니다.
 
중소기업계와 중기부 내에서는 이번 인사에 대해 당황해하면서도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개각을 앞두고 중기부 장관 후보에 유병준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민병주 한국산업기술진흥원장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던 상황에서 전혀 예상치 않던 인물이 낙점됐기 때문입니다. 중소기업단체들이 지난해 4월 경 당시 국민의힘 비례대표였던 이영 의원이 중기부 장관 후보로 지명되자 "중소기업계 경력을 바탕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할 적임자"라는 내용의 환영 입장을 앞다퉈 발표했던 것과 달리 이번엔 환영 논평, 입장 발표도 전무했습니다. 중소기업, 소상공인, 벤처기업계 관련 활동이나 경력이 없는 전혀 인물이라 그 어떤 입장도 낼 수 없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오 후보자의 외교관 경력이 중소벤처기업의 신시장 개척과 글로벌화에 주효할 것이라는 정부 측의 기대에도 불구, 중소기업계에서는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입니다. 중소기업계의 한 인사는 "중소기업의 글로벌 수출정책은 중소벤처기업부가 아닌 코트라의 업무 중 하나로, 중기부의 주요 현안이 아니다"라며 비판했습니다. 중기부에 중소벤처기업의 해외 수출 업무 기능이 거의 없는 상황서 이를 거론한 것은 중소기업계와 부처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다는 것을 방증한다는 의견입니다. 
 
업계의 다른 인사는 "외교관은 공무원 세계에서 '귀족'과도 같다"며 "소상공인과 중소벤처기업의 어려운 현장 상황을 이해하고 정책을 만들 수 있겠냐"고 말했습니다. 이어 "외교관은 해당국의 경제, 기업보다는 '정치'가 1순위인데 기업 가운데서도 대기업에 비해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중소기업에 얼마나 관심을 가졌을지 의문"이라며 아쉬워했습니다. 관련 부처의 경력과 활동이 많은 인물을 내세운 타 부처와 달리 전문성이 고려되지 않은 이번 인사를 두고 정부 내 중기부 위상과 입지가 드러난 것이라는 한탄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다만 일각에선 '외부자'라는 점에 점수를 주는 시각도 있습니다. 중소벤처기업계에 새로운 시각과 관심을 불어넣을 수도 있을 것이란 기대입니다.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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