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120조원을 넘어서는 사이 소형 자산운용사들도 몸집을 키웠습니다. ETF 라인업 10개 미만인 소형사들의 시장 점유율은 1년 간 두배 이상 확대됐는데요. 규모의 경제가 적용되는 ETF 시장 속에서 점진적인 성장을 거두기 위해 각 소형사는 브랜드 마케팅과 특색 있는 ETF 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입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증시 ETF 순자산가치총액은 121조4286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6월 100조원을 돌파한 이후 불과 5개월 만에 20조원이 늘었는데요. 2019년 12월 50조원에서 100조원까지 걸린 시간이 3년 반임을 감안하면 최근 증가세는 가파릅니다.
소형 자산운용사 올해 ETF 현황 (그래픽=뉴스토마토, 자료=한국거래소)
시장 규모가 확대된 만큼 소형 운용사들도 신규 먹거리를 놓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지난달 말 기준 현재 국내 자산운용사 중 10개 미만의 ETF 라인업을 보유 중인 운용사는 총 16개로 ETF 수는 58개입니다. 지난해 11월 15개 운용사, 40개 ETF와 비교했을 때 1년 간 소형사들의 ETF 규모는 늘어났죠.
특히 시장 점유율은 ETF 시장 성장 구간에 맞물려 눈에 띄게 확대됐습니다. 순자산가치총액으로 봤을 때 지난해 11월 5247억원에서 올해 11월 1조6422억원으로 1조1175억원 증가했는데요. 점유율은 0.64%에서 1.35%로 1%가 넘었고 성장률로만 보면 두배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대형사에 편중된 ETF 시장에서 소형사가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쉽지는 않습니다. 대형 운용사 관계자는 "규모의 경제가 적용되는 ETF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키워야 하는데 소형사 입장에서 쉽지 않다"며 "브랜드를 더 알릴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ETF 시장 내 소형사인 BNK자산운용은 마케팅에 전문성을 더할 계획입니다. 기존엔 ETF 부서 내에서 마케팅을 담당했지만 최근 조직개편에 나서며 ETF 마케팅 직원을 회사 내 마케팅을 담당하는 별도 본부로 이관했는데요. BNK자산운용 관계자는 "마케팅 전문 인력이 업무를 수행하면 ETF 실적도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습니다.
BNK자산운용은 지난해 11월 ETF 1개에서 최근 4개로 라인업을 확대했습니다. 이 기간 순자산가치총액은 1312억원 증가해 1433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BNK자산운용 관계자는 "ETF는 미래 전략 사업으로 추진할 예정으로 조금씩이라도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야 하는 분야"라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2호 ETF를 선보인 현대자산운용은 차별화 전략을 선보일 방침입니다. 지난달 21일 증시에 입성한 UNICORN 생성형AI강소기업액티브 ETF는 국내 최초로 생성형 인공지능(AI)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액티브 ETF인데요.
현대자산운용 관계자는 "투자심리 상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 ETF가 있으면 업계 1, 2위 ETF에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며 "특색 있는 ETF를 내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으로 현대자산운용이 중·소형주 중심 강소기업 펀드가 업계 내에서 인기 있는 만큼 강소기업에 집중에 운용하는 ETF 컨셉을 내세웠다"고 밝혔습니다.
일각에선 향후 더욱 확대될 ETF 시장에 맞서려면 소형 운용사들도 조직 강화가 필수라는 조언이 나옵니다. 한 중형 운용사 관계자는 "ETF는 거래소에 상장 시키는 상품으로 투자자도 광범위하다"며 "비즈니스 구조를 파악하고 있는 ETF 조직을 갖추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