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최근 ESG(환경·사회·기업지배구조) 공시기준 강화로 인해 코스피 기업들의 핵심지표준수율이 지난해보다 1.6%포인트 상승했습니다. 다만 자산규모 2조원이상 기업들과 미만인 기업들의 준수율 편차가 17%포인트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배당정책에서는 무려 35%포인트 차이가 났습니다.
한국거래소는 코스피시장 상장사의 올해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 분석결과를 7일 발표했습니다. 의무제출대상은 자산총액 1조원 이상 기업으로 작년보다 21사 늘어난 366사 상장기업이 보고서를 공시했습니다.
올해 핵심지표 준수율은 전년(60.7%) 대비 소폭 상승한 62.3%이고, 기재충실도는 전년(75.9점)과 유사한 75.3점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최근 ESG에 대한 사회·경제적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기업의 지배구조 중요성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자산규모 2조원 이상 기업은 준수율 68.5%, 기재충실도 77점을 기록했고, 2조원 미만 기업은 각각 51.3%, 72.2점을 기록했습니다. 자산 1조~2조원 기업이 보고서 의무제출이 2년차임에도 핵심지표 준수율에 있어 자산 2조원 이상 기업과 17%포인트 이상 격차가 지속되고 있어 보다 적극적인 지배구조 개선 노력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는 "내년 자산총액 5000억원 이상 상장기업으로 의무공시대상이 확대되는 것에 대비해 맞춤형 교육 및 지원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핵심지표 중 6개 지표는 준수율이 60% 이하로 여타 지표 대비 상대적으로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흡한 지표는 △주총 4주전 소집공고 실시, △배당정책 및 실시계획 연 1회 주주 통지,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 △집중투표제 채택, △독립적인 내부감사기구(내부감사업무 지원 조직)의 설치 등입니다.
특히 전자투표 실시, 주총 분산개최 등 주주의 주총 참여와 의결권을 보장하기 위한 기업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3년 연속 관련지표의 준수율이 상승했습니다. 전자투표는 지난 2021년 72.0%, 2022년 75.3%, 2023년 78.9%로 늘었습니다. 주총 분산개최 2021년 63.4%, 2022년 68.2%, 2023년 74.2%로 증가했습니다. 다만 주주에게 충분한 시간 전 정보제공을 위해 주총 4주전 소집공고한 기업은 32.7%에 그쳐 개선속도가 더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 중 하나로 지적되는 배당과 관련해서도 주주에게 중장기 배당정책을 공개하는데는 소극적(46.5%)인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특이사항으로 배당정책에선 자산규모에 따른 기업별로 편차가 상당했습니다. 명문화된 배당 정책을 수립하여 주주에게 통지한 기업은 49.7%로 전년대비 크게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자산 2조원 이상 기업의 경우 62.3%가 배당정책을 마련한 반면, 2조 미만의 경우 27.2%에 그쳐 이에 대한 개선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원활한 경영정보 접근을 위해 영문사이트를 운영하는 기업의 비중은 85.2%인 반면, 주요경영정보를 영문공시하는 기업은 37.1%에 불과했습니다.
이사회 내 여성이사 선임 비율은 매년 상승해 올해의 경우 여성이사 선임 기업의 비중이 55.7%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2021년은 44.6% 였고, 2022년엔 50.5%였습니다.
지속가능경영위원회 이사회 내 지속가능경영(ESG) 관련 기능을 수행하는 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하는 기업은 153사(48.1%)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자산 2조원 이상 기업의 63.2%(129사)가 위원회 설치를 통해 지속가능경영 이슈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했습니다.
전체 기업의 77.4%(246사)가 감사위원회를 설치 및 운영했습니다. 이들중 96.7%는 감사위원회 전원을 사외이사로 구성하고 있습니다. 전년 76.3% 대비 대폭 개선됐으며,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춘 기업의 수용도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의 뉴욕증시(NYSE), 나스닥(NASDAQ) 등은 모든 상장회사가 감사위원회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지분율이 높고, 최대주주 지분율이 낮은 기업일수록 기재충실도가 높아지는 경향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외국인 지분율이 30%이상 기업은 기재충실도가 79.8점인 반면 10% 미만은 72.7점입니다. 최대주주가 50%이상 지분을 가진 기업은 74.3%인 반면 30% 미만의 경우 77.2점입니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나 비지배주주들(소액주주 등)의 관여가 높을수록 지배구조 공시 투명성이 증대되는 효과가 있음을 시사합니다.
한국거래소가 7일 발표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 핵심지표 준수율 현황.(사진=한국거래소)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