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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잊혀지는 폐광들, 오염수 콸콸…수질정화 예산 '속앓이'
폐광 후 지하수 중금속 등 섞여 환경오염 요인
입력 : 2023-12-10 오전 11:00:00
[뉴스토마토 김소희 기자] "광산 산업이 한창일 땐 탄광 근로자들을 '산업전사'라고 부르기로 했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이 광산은 많은 이들이 먹고 사는 터전이었는데, 문을 닫은 광산은 환경오염 유발 요인으로 남았죠."
 
<뉴스토마토>가 지난 7일 강원 태백시에 위치한 함태탄광 수질정화시설을 찾을 당시 정영국 한국광해광업공단 강원지사 시설운영팀장이 건낸 말입니다. 함태탄광 수질정화시설은 인근 폐광으로부터 흘러나오는 오염수 수질정화 작업이 한창인 곳입니다.
 
수질정화시설에서는 유입된 오염수를 폭기조, 산성도 지표인 pH조정조, 응집조 등 총 5가지의 절차를 거친 뒤 하천 방류하고 있습니다. 
 
 
지난 7일 한국광해광업공단은 광산개발에 따른 환경오염 방지를 위해 수질정화시설을 통해 광해방지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광산에서 나온 오염수와 정화시설을 거친 물. (사진=뉴스토마토)
 
 
광산으로부터 유입되는 수질을 그대로 하천 방류할 경우 환경 오염 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수질정화시설을 거치기 전 유입수의 수질 조사 결과를 보면 철(Fe) 25.4, 망간(Mn) 3.6, 부유물질량(SS) 6.8로 오염도가 높습니다.
 
철과 망간은 중금속 물질입니다. 특히 철은 공기 중에 산소와 접촉하면 산화 반응을 일으켜 녹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런 경우 물은 적색으로 변합니다. 이렇게 오염된 물을 그대로 방류하면 토양오염, 생태계 파괴 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곳 수질정화시설을 통한 유입수 정화 수치는 Fe 0.01, Mn 0.04, SS 0.2까지 낮추는 등 하천으로 방류할 수 있는 깨끗한 물로 변화합니다.
 
정영국 팀장은 "방류되는 물은 청정지역 기준으로 내보내려고 노력 중"이라며 "실제로 2021년 11월에 물이 방류되는 하천에 수달이 나온 적이 있다. 이런 생물이 찾아온 다는 건 그만큼 옛날에 비해 하천이 매우 개화됐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7일 한국광해광업공단은 광산개발에 따른 환경오염 방지를 위해 수질정화시설을 통해 광해방지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함태탄광 수질정화시설 일부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전국에는 약 5500개의 휴·폐탄광이 존재합니다. 이 중 광산배수가 나오는 곳은 약 300개에 달합니다. 하지만 운영 중인 정화시설은 59곳에 불과합니다.
 
문제는 광산 141곳의 광해방지사업 추진을 검토해왔지만 계획했던 예산보다 실제 투입 예산이 69%에 불과해 갈길이 먼 상황입니다.
 
1차 광해방지기본계획(2007~2011년)에 반영된 예산은 5401억원이었습니다. 그러나 실제 투입 예산은 3917억원(73%)에 머물렀습니다.
 
2차 계획(2012~2016년)에 반영된 예산은 5353억원으로 실제 투입 예산은 78% 수준인 4187억원에 그치고 있습니다. 3차(2017~2021년) 예산도 6125억원 투입하겠다고 계획했지만 실제 3602억원인 59%에 불과합니다. 
 
현행 4차(2022~2026년) 사업 계획을 추진 중이지만 목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사유지 문제도 걸림돌로 작용합니다. 산 속에 탄광이 있는 관계로 산(땅) 자체가 집수조(폐수 임시 저장 시설)입니다. 폐광이 되면서 발생하는 광산배수를 정화하기 위해 인근 토지를 매입하는 등 시설 증축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유지인 관계로 토지 매입에 난항을 겪는다는 게 광해광업공단 측의 설명입니다. 
 
장항석 광해광업공단 홍보팀장은 "광산배수 정화를 위해서는 시설을 건설하기 위한 부지가 필요한데 사유지일 경우엔 부지 매입이나 주민 석등 등 어려움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공단 차원에서 최대한 주민들의 협조를 이끌어 내고, 이러한 제도가 체계적으로 구축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지난 7일 한국광해광업공단은 광산개발에 따른 환경오염 방지를 위해 수질정화시설을 통해 광해방지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태백체험공원 내 수갱시설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태백=김소희 기자 shk3296@etomato.com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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