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아스트라제네카의 당뇨병 치료제 '포시가'가 국내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연 500억 매출 공백을 두고 경쟁이 가열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포시가의 국내 공급을 중단하고 품목 허가 취소를 진행합니다. 올해 4월 포시가에 대한 물질 특허가 만료되면서 60여 곳에서 제네릭(복제약)이 나오고, 제네릭 출시로 인한 약가 인하로 인한 부담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측은 이번 결정이 제품의 안전성·유효성과는 관련이 없으며, 포트폴리오 전략 등 여러 요인을 고려했다는 입장입니다. 항암제, 호흡기, 면역, 희귀질환, 심혈관계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관련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것인데요. 일선에서는 특허 만료 신약 판권을 매각하지 않고, 공급 중단을 결정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 관계자는 "시장 재고를 고려했을 때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처방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의료 현장의 혼선을 최소화하고, 재고를 확보할 수 있게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우선 SGLT-2 억제제 시장 2위인 베링거인겔하임의 자디앙으로도 매출 흡수가 예상됩니다. 동일 계열 신약인
대웅제약(069620)의 엔블로의 수혜도 기대되는데요. 이나보글리플로진 성분 엔블로는 국내제약사 최초로 개발에 성공했으며, 지난 5월부터 9월까지 16억원의 처방 매출액을 기록했습니다. 대웅제약은 2018년부터 포시가를 공동 판매한 경험 있으며, 연말에 계약 종료를 앞두고 있습니다.
포시가 제네릭 시장도 경쟁이 격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포시가 제네릭으로는
보령(003850)의 '트루다파',
한미약품(128940) '다파론',
종근당(185750) '엑시글루',
동아에스티(170900) '다파프로' 등이 있습니다. 가격경쟁력이나 효능 상 차이가 크지 않은 제네릭은 영업력이 중요한데요. 제네릭 대거 출시에 따른 영업 경쟁 과열로 지난 9월 보령과 아주약품이 의사 등을 대상으로 하는 팸플릿에 허가받지 않은 적응증을 광고에 표기해 행정처분을 받은 바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포시가 철수가 제약사들에겐 매출을 키울 수 있는 기회로 공격적인 영업·마케팅을 벌일 것"이라면서" "오리지널인 자디앙이 대체제로 반사이익을 누리고, 제네릭 시장에서는 각사 영업력에 따라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포시가정10밀리그램. (사진=한국 아스트라제네카)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