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일 한파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따뜻한 난방기구가 절실한 때인데요. 특히 자동차에서 히터는 강추위에 몸을 녹이는 데 제격입니다. 내연기관차의 경우 엔진의 열을 이용하기 때문에 별도로 연료를 소모하지 않습니다. 연비에도 큰 영향을 주지 않죠.
하지만 전기차의 경우에는 얘기가 달라집니다. 전기차는 히터를 작동하면 추가로 전기가 소모돼 겨울철에는 자주 충전해야 하는데요.
(사진=픽사베이)
전기차 차주들은 히터를 작동시키면 주행가능거리가 순식간에 줄어든다고 호소합니다. 여름철 에어컨 사용보다 겨울철 히터 사용 배터리 소모량이 훨씬 많기 때문인데요.
전기차에 탑재된 리튬이온 배터리는 기온이 낮아지면 에너지 효율이 떨어집니다. 배터리 내부에는 액체로 된 전해질이 있는데 전해질은 리튬이온이 양극을 오갈 수 있는 통로 같은 역할을 합니다. 이때 기온이 떨어지면 전해질이 굳으면서 내부 저항이 커지게 되고 그만큼 효율이 낮아집니다.
리튬이온 배터리가 추위에 약한 데다 차내 난방장치까지 사용하게 되면서 에너지 효율이 더욱 떨어지는 것이죠. 영하 날씨에서 스마트폰 배터리 충전량이 빠르게 낮아지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전기차 차주들 사이에서는 '엉뜨(열선시트)', '핸뜨(열선 스티어링 휠)'로 올 겨울을 버티겠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옵니다.
추운 날씨에 전기차 배터리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배터리 온도가 유지될 수 있도록 가급적 실내 주차를 하는 게 좋습니다. 배터리를 충전할 때도 기온이 낮은 실외보다 실내 충전소를 이용하는 게 좋죠. 실외보다 실내가 더 빠른 충전이 가능합니다.
또 전기 소모가 큰 히터 사용은 자제하고 상대적으로 전력 소모량이 적은 열선장치를 활용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전기차 구매 시 '히트펌프' 장착 여부도 확인하면 좋습니다. 히트펌프는 전장 부품에서 발생한 폐열을 활용해 액상의 친환경 냉매를 기체로 기화시키고 압축기로 압력을 높인 후 고압의 기체를 응축기로 전달해 다시 액체로 변환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실내 난방에 사용합니다.
전기차의 각종 전장 부품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실내 난방에 활용하는 히트펌프 시스템을 적용해 전기 히터 작동에 들어가는 에너지를 아낄 수 있습니다.
겨울에 취약한 전기차. 히터마저 사치가 되고 있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