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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구인 검토? 다급한 검찰
입력 : 2023-12-28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검찰이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 정점인 송영길 전 대표에 대한 구속기간을 연장했습니다. 이로써 송 전 대표는 내년 1월 6일까지 구치소에 지내며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하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그러나 1차 구속 만료 기간인 27일까지도 송 전 대표로부터 유의미한 수사 성과를 못 얻은 검찰이 남은 열흘 동안 진전 있는 성과를 보여줄까요?
 
송 전 대표는 26일 검찰 소환에 응했습니다. 구치소에 갇힌 지 8일째되던 날입니다. 그동안 송 전 대표는 검찰 부름을 4번 거부했습니다.
 
그러나 송 전 대표의 검찰 출석은 조사를 받기 위한 목적이 아니었습니다. 검찰이 기소할 때까지 검찰에 묵비권을 행사할 것이며, 향후 출석 요구에도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할 목적이었습니다.
 
그는 옥중 편지를 통해 "피의자는 진술거부권이 있고 진술 거부를 이유로 불이익을 줄 수 없는데 수차례 소환하는 것은 괴롭히기 수사이고 권한 남용"이라며 "검찰에 출두해 진술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피의자를 소환 압박하는 것은 헌법상 권리행사를 방해하는 검찰권 남용임을 밝히고자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검찰은 지난 13일 송 전 대표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8일 송 전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검찰은 증거인멸 우려로 송 전 대표가 기소되기 전까지 변호인 외에 다른 사람과는 접견하지 못하도록 조치했습니다. 송 전 대표의 아내는 군사 정권과 비교하며 반발했지만 검찰은 증거인멸이 우려되는 피의자에게 적용되는 통상적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구속 후에도 송 전 대표는 검찰 조사에 협조적이지 않았습니다. 다급해진 검찰은 송 전 대표가 소환에 응하지 않을 경우 강제구인도 검토할 계획으로 알려졌으나, 송 전 대표가 검사 앞에 나와서도 묵비권을 행사했습니다. 송 전 대표의 구속이 남은 돈 봉투 수사의 명운을 가를 것으로 예상됐으나 구속 이전과 다를 게 없어진 셈입니다.
 
송 전 대표 구속으로 돈 봉투 수수 의원과 먹사연 불법 자금 등을 추궁할 계획이었던 검찰은 최종 수혜자로 지목했던 피의자가 입을 닫아 버리며 난감한 상황입니다. 검찰은 그동안 수많은 압수수색과 참고인·피의자 소환을 했고 윤관석 의원 등은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동안 검찰의 움직임이 헛되지 않았다면, 송 전 대표가 입을 안 연다고 해서 기소에 어려움이 있을까요.
 
송 전 대표는 묵비권을 행사하겠단 입장을 분명히 밝혔고 검찰은 강제로 입을 열게 할 수 없으니, 향후 10일 간 검찰의 행보가 더 주목됩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대기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윤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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