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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29일 06:0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지난 2022년 ‘레고랜드 사태’ 이후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에 대한 공포심리가 확대되면서 침체 국면에 놓여 있던 건설업계는 더욱 어려운 2023년을 보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따른 원자재 가격 급등, 금리 인상 등 시공과 자금조달 등 사실상 모든 방면에서 악화된 시장 환경과 맞서야 했다.
이에 2024년에도 건설업계의 사업 환경은 녹록잖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시그널이 감지됐지만, 기존에도 한국과 미국간 기준금리 격차가 벌어져 있어 국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또 원자재 가격 역시 높은 변동성을 유지하고 있다.
28일 태영건설 워크아웃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는 김주현 금융위원장.(사진=뉴시스)
끝나지 않은 ‘PF 공포’…주요 건설사들도 위기설
2023년 시공능력평가에서 16위에 오른
태영건설(009410)이 지난 28일 금융당국에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을 신청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연결 기준 태영건설의 부채비율은 478.7%에 달한다. 시공능력평가 35위 내 주요 건설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태영건설이 보증을 선 PF 잔액은 약 3조2000억원 수준이다. 이달까지 만기가 예정된 PF 보증채무는 3956억원이다.
16위 건설사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부동산 PF에 대한 건설업계와 금융권의 공포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대형건설사인 롯데건설과 중견건설사
코오롱글로벌(003070),
신세계건설(034300) 등도 자기자본 대비 과도한 PF 보증채무로 인해 유동성 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에 금융당국 등 정부는 물론, 대통령실까지 나서 과도한 공포감 조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모습이다. 대통령실은 이날 "일부 건설사가 워크아웃 절차에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워크아웃은 신청업 뿐 아니라 금융사, 협력업종 등에도 유리하다"라며 "리스크 관리와 함께 시장 안정을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여의도 아파트단지 전경.(사진=뉴시스)
2024년 더 불안해질 주택시장
주택·건설업계 연구기관들은 2024년 주택시장의 혼란한 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내년 주택시장의 가장 큰 변수로는 ‘총선’과 ‘금리’가 꼽히기도 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24년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2%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주택산업연구원 역시 최근 발표한 2024년 주택시장 전망에서 전국 주택가격이 1.5%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정책 대출을 포함한 전반적 대출 태도의 경직성이 강화됐고, 고금리 장기화가 우려되면서 2024년에는 주택시장이 다시금 하락 반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부동산R114 조사에 따르면 내년 민간분양과 민간임대 물량을 합한 민영아파트는 전국 268개 사업장에서 총 26만5439가구가 공급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2023년 계획물량(25만8003가구) 대비 3% 늘었지만, 최근 5개년(2019년~2023년) 평균 분양계획(35만5524가구) 대비 25% 감소한 수준이다. 특히 분양시기가 명확하지 않은 8만6684가구가 포함돼 있어 실제 실적으로 연결되는 물량은 더 적을 전망이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내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에서 금리인하 가능성을 내비쳤지만 실제 조정시기는 늦어질 수 있어 대출금리 하향조정을 크게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총선과 정책 이행력 등이 변수로 작용해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입지 여건과 분양가에 따라 청약 온도차가 여전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12월 해외건설 수주지원단 출범식에 참석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사진=뉴시스)
해외서 활로 찾는 건설업계…‘수주 금맥’ 캔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달 15일 기준 올해 해외건설 누적수주액은 292억5000만달러(37조8553억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수주액(272억9000만달러·35조3187억원)보다 7.18% 증가한 수치로, 통상 해외 수주가 연말에 몰리는 현상을 감안하면 올 한 해 누적 수주액은 300억달러를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1~11월 지역별 해외 수주액은 11월 말 기준 지역별 해외수주액은 △중동 83억달러(10조7476억원) △아시아 56억달러(7조2492억원) △태평양·북미 94억달러(12조1683억원) △유럽 17억달러(2조2006억원) △아프리카 10억달러(1조2945억원) △중남미 13억달러(1조6828억원) 등을 기록했다.
건설업계는 2024년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액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
현대차(005380)그룹,
SK(034730)그룹 등의 북미지역 배터리·자동차 공장 증설로 올해 태평양·북미지역 수주액이 대폭 상승했다”라며 “내년에도 중동과 북미지역에서 국책 사업과 국내 기업들의 공장 증설에 따른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유럽연합(EU)발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의 발주가 언제쯤 이뤄질 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이와 함께 ‘네옴시티’로 대표되는 중동발 공사 수주 소식이 내년에도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24년 글로벌 건설시장의 성장률은 6% 내외로 전망되고 있다. 시장 규모만 14조6000억달러(1경8819조원)다. 이에 우리 정부는 내년도 해외건설 수주액 목표치를 올해보다 상향한 350억달러로 잡았다. 또 2027년에는 500억달러 달성도 목표로 내걸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