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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워크아웃 후폭풍…건설업계 '촉각'
입력 : 2024-01-02 오후 4:08:48
 
[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지난달 28일 시공능력평가 16위의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자 건설업계가 줄도산 공포에 휩싸였습니다. 
 
정부관계기관은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 직후 정부부처 합동 설명회를 열어 시장의 불안감을 불식시키는데 주력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지방을 중심으로 악성 미분양이 증가하는 등 건설업계 자금 유동성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라 업계는 태영건설의 다음 타자가 누가 될지 노심초사하는 상황입니다.
 
(사진=뉴시스)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은 건설업계와 자금시장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됩니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 PF 리스크 노출 금액(익스포저) 규모는 4조5000억원 수준, 여기에 중도금대출을 포함하면 태영건설 대출보증 규모는 9조원대에 달합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태영건설이 시행을 맡은 부동산 개발 사업 익스포저는 1조6000억원 규모라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태영건설이 맺은 하도급 계약의 96%가 지급보증에 가입됐다는 정부 발표와 달리, 실제 지금보중 비율은 정부 발표보다 낮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태영건설로부터 외상 매출 채권을 받은 하도급 업체들은 만기 지급일도 기존 60일에서 90일로 늘어난 만큼 불안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미 시장에서는 태영건설 다음 타자가 누구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한국신용평가 투자등급을 보유한 국내 건설사 16곳의 PF 보증 규모는 28조3000억원으로, 2020년보다 75% 급증했습니다. 지난해에는 총 19곳의 건설업체가 부도나면서 3년 만에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완공 후 분양에 실패하는 악성 미분양이 증가하는 점도 우려스럽습니다. 악성 미분양 가구는 지난해 11월 기준 1만465가구로 두달 연속 1만 가구를 넘고 있습니다. 이는 분양 후 받은 대금으로 PF 대출과 공사비를 정산해야 하는 건설사들에게 있어 경영난 심화를 불러올 가능성이 큽니다.
 
대형건설사도 위기설에 휩싸이고 있습니다. 신용등급이 부여된 건설사 21곳 중 지난해 등급이 하향 조정된 건설사는 8곳에 달합니다. 지난달  22일에는 시공능력평가 5위의 GGS건설(A+→A0), 22위 동부건설(A3+→ A30)  신용등급이 하향조정 되기도 했습니다.
 
신세계 그룹의 건설계열사인 신세계 건설은 지난해  11월 신용등급 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됐습니다. 롯데건설과 SK에코플랜트, (주)한화건설 부문, 현대건설 등도 오는 2월 말 총 1조4200억여원의 회사채 만기 도래를 앞두고 있습니다.
 
한편 태영건설 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3일 채권단을 불러 태영건설의 자구계획과 경영상황을 설명하는 자리를 가질 예정입니다. 이는 오는 11일 결정되는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판단하는 1차 관문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전문가들은 일단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을 원만히 해결하고, 건설업 전체의 위기로 확대 해석하는 것을 경계할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이 가혹하게 진행된다면 끝까지 버티려고 할 것"이라며 "그러다 건설사들이 한꺼번에 무너지면 상황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PF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향후 유사 사례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며 "개별 기업의 사안을 건설업 전체로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송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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