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 8월1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에서 열린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를 주재하며 코로나19 사태 종식을 선언했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토론자로 나서 공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올해 상반기 내로 한미확장억제체계를 완성하겠다는 내용의 윤석열 대통령 신년사에 대해 "우리에게 보다 압도적인 핵전력 확보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당위성과 정당성을 또 다시 부여해줬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김 부부장은 2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된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보내는 신년메시지'라는 제목의 담화문에서 '한미 확장억제', '한국형 3축 체계' 등을 강조한 윤 대통령의 신년사를 비판했습니다. 그는 "새해에도 윤 대통령이 우리 국가의 군사적 강세의 비약적 상승을 위해 계속 특색있는 기여를 하겠다는데 대해 쌍수를 들어 크게 환영하는 바"라고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의 대북 강경책 덕에 북한이 핵·미사일 등 군사력을 고도로 발전시킬 수 있었다는 게 김 부부장의 설명입니다. 김 부부장은 "자유민주주의 체제하의 통일을 염불처럼 떠들어주었기에 민족의 화해 단합과 평화통일과 같은 환상에 우리 사람들의 눈이 흐려지지 않게 각성시킬 수 있었다"며 "먼저 9·19 북남(남북) 군사분야합의의 조항을 만지작거려주었기에 휴지장 따위에 수년간이나 구속당하던 우리 군대의 군사 활동에 다시 날개가 달리게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부부장은 또 "자기의 행동, 내뱉는 언사가 어떤 결과를 초래하겠는지조차 아무런 걱정이 없는 용감한 대통령이 출현한 것은 우리에게는 더없는 호기"라고 밝혔습니다.
김 부부장은 전·현직 대통령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비방했습니다. 김 부부장은 "안보 불안이 대한민국의 일상사가 된 것은 전적으로 윤 대통령의 공로"라고 공격했습니다. 특히 그는 윤 대통령을 향해 "우리에게 자위적이며 당위적인 불가항력의 군사력을 키우는 데 단단히 공헌한 특등공신"이라며 "문재인 때 밑진 것을 열 배, 스무 배 아니 그 이상으로 봉창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반면 김 부부장은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해선 "영특하고 교활한 사람"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문재인의 평화 의지에 발목이 잡혀 우리가 전력 강화를 위해 해야 할 일도 못하고 적지 않은 시간을 허비한 것은 큰 손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신년사를 통해 "올해 상반기까지 증강된 한미 확장억제 체제를 완성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원천 봉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한국형 3축 체계를 강력히 구축하는 데 더욱 속도를 내겠다"며 "대한민국은 상대의 선의에 의존하는 굴종적 평화가 아닌 힘에 의한 진정하고 항구적인 평화를 확고히 구축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