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삼성전자가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존재감 키우기에 나섰습니다. 기존 웨어러블 기기 라인업을 스마트워치에서 스마트밴드와 스마트링까지 총 3종으로 확대할 전망입니다. 스마트밴드 신제품은 올 상반기, 차세대 스마트반지는 이르면 내년 초 출시가 예상됩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5일 자체 애플리케이션(앱) 마켓인 갤럭시 스토어에 등록된 '삼성 헬스'의 업데이트를 진행했습니다. 이와 함께 새로운 기능이라는 설명란에 "갤럭시 핏3를 지원한다"는 문구를 추가했습니다. 삼성 헬스는 수면, 체성분, 운동 등을 지원하는 건강 관리 플랫폼으로, 올 상반기 핏3 출시를 앞두고 최종 개발 테스트에 돌입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갤럭시 핏은 운동 활동 측정 기능에 집중한 스마트밴드로, 스마트워치인 갤럭시워치 시리즈보다 기능을 단순화하고 가격대를 낮춘 저가형 웨어러블 기기입니다. 삼성전자가 지난 2020년 10월 출시했던 갤럭시 핏2를 마지막으로 신제품을 선보이지 않으면서 한때 갤럭시 핏 단종설이 돌기도 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먹거리인 디지털 헬스케어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갤럭시 핏3 출시를 결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코로나19와 인구 고령화 추세 등으로 관련 수요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2019년 1063억달러(약 139조원)에서 2026년 6394억달러(839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갤럭시 핏3는 지난해 9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전파인증을 통과하며 출시가 임박했습니다. 외신을 통해 유출된 정보에 따르면 이번 신제품은 전작보다 가로가 더 확대된 디스플레이를 갖췄습니다. 디스플레이 패널도 전작보다 픽셀 해상도가 더 높은 아몰레드를 채택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기 뒷면에는 심박수 측정 센서와 충전용 핀이 탑재된 것으로 보입니다.
'갤럭시 핏3'로 추정되는 이미지. 사진=윈도우즈리포트
갤럭시 핏의 복귀로 삼성전자는 스마트워치와 스마트밴드라는 헬스케어 웨어러블 기기 2종을 다시 구축했습니다.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인 스마트폰과 사용자와의 결합을 통한 시너지 효과도 예상됩니다. 최근 삼성전자는 갤럭시 워치에 혈압과 심전도뿐 아니라 수면의 흐름과 깊이를 분석하는 바이오 액티브 센서를 탑재하는 등 디지털 헬스케어 전략을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스마트밴드를 비롯한 글로벌 웨어러블 기기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증가한 1억4840만대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3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입니다. 이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1년 전(8.2%)과 비교해 1%포인트 하락한 7.2%의 점유율로 4위를 기록했습니다. 1위는 애플로 20.2%의 점유율을 나타냈습니다.
(왼쪽부터) 삼성전자가 구상한 스마트 반지 예시 도면, 애플이 기술 연구 중인 스마트 반지 도면. 사진=한국·미국 특허청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 링'과 '갤럭시 서클' 등 스마트반지 관련 상표를 국내외 출원하는 등 신규 헬스케어 기기 개발에도 나섰습니다. 반지 형태의 스마트링은 스마트워치·스마트밴드보다 헬스케어 측정 정확도가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삼성전자는 기술 특허도 출원하며 스마트반지의 성능·제어 기능 연구도 진행 중입니다. 상용화 시기는 이르면 내년 초 또는 하반기로 예상됩니다.
다만 보급형인 갤럭시 핏과 달리 갤럭시 링은 활용도가 유사한 기존 갤럭시워치의 수요를 뺏어 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신규 스마트반지 출시에 대해 "아직까지 정해진 것은 없다"는 입장입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갤럭시 링 자체의 기술력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확장현실(XR) 기기와의 연동 등 기능 차별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신지하 기자 ab@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