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투자처를 찾지 못한 증시자금이 테마주 단타 매매에 몰리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증시 대기자금인 자산관리계좌(CMA) 잔액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자 투자자들이 단타에 쏠리고 있는 것입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9일까지
태영건설우(009415)와
태영건설(009410)은 각각 171.06%, 48.60% 상승하며 각각 유가증권시장 내 주가 상승률 1, 2위를 기록했습니다. 태영건설 우선주의 경우 유가증권, 코스닥, 코넥스를 통틀어 가장 많이 올랐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태영건설의 주가 상승을 이끈 것은 ‘하따(하한가 따라잡기)’를 노린 ‘개미(개인투자자)군단’입니다.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태영건설 주식을 13억원가량 순매수했는데요. 거래대금은 4823억원에 달합니다. 이 기간 전체 거래대금의 88.63%에 달하는 4275억원이 개인들에게서 나왔습니다. 9일 태영건설의 시가총액은 1338억원입니다. 개인들이 올해 들어서만 태영건설 주식을 평균 서너 차례 사고팔았다는 뜻이 됩니다.
투자처를 찾지 못한 증시자금이 단타 테마주 등에 몰리면서 태영건설도 급등한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일 현재 CMA 잔고는 75조9918억원으로 지난해 연초(1월3일) 58조5903억원과 비교해 29.70% 증가했습니다. CMA 잔고가 75조원을 넘어선 것은 2006년 통계 집계 이후 사상 최대 규모입니다. CMA는 증권사가 투자자들의 돈을 단기간 운용하는 상품으로, 증시의 대표적인 투자 대기자금입니다.
투자자 예탁금과 신용융자잔액도 늘고 있습니다. 작년 11월 44조원대까지 줄었던 예탁금은 지난해 연말 50조를 넘어섰으며, 지난 2일에는 59조4949억원으로 60조원에 근접했습니다. 지난 11월 16조원대로 떨어졌던 신용융자잔액도 지난 8일 17조9348억원까지 불어나며 18조원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단타 매매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특히 태영건설의 경우 워크아웃으로 인한 채무조정이 있을 수 있어 더욱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채무 조정 과정에서 채무를 주식으로 출자전환하고,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무상감자와 유상증자 등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워크아웃 과정에서 채권단이 감자나 유증을 얼마나 요구할지 알 수 없다”면서 “채무 일부가 주식으로 출자전환될 경우 주주들의 지분가치는 그만큼 희석될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습니다.
태영건설 본사.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