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서울시가 3년간 3000억원을 투자해 지하철 초미세먼지 농도를 지금보다 30% 이상 줄일 계획입니다.
서울교통공사는 10일 '지하철 초미세먼지 종합대책'을 수립하고 2026년까지 집중 관리에 들어간다고 10일 밝혔습니다. 올해부터 3년간 매년 1000억원씩 총 3000원원을 투입해 △터널 △승강장 △대합실, 지점별 초미세먼지 발생 원인에 따른 공기질 개선이 핵심입니다.
초미세먼지 농도 38.8→32㎍/㎥로 36% 개선
공사는 평균 38.8㎍/㎥ 수준인 서울 지하철 지하역사 초미세먼지 농도를 32㎍/㎥ 이하까지 낮추는 것이 목표입니다. 현재도 법적 관리기준 50㎍/㎥를 충족하고 있지만 시설이 노후화되면서 공기정화 능력이 점차 떨어지고 있어 개선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개선이 완료되면 기존에 ‘나쁨’ 수준을 보였던 몇 개 역을 포함해 서울 지하철 전반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보통' 이상 수준으로 올라갑니다. 초미세먼지 농도범위 기준(㎍/㎥)은 △0~15(좋음) △16~35(보통) △36~75(나쁨) △76 이상(매우나쁨)으로 구분됩니다.
이번 대책은 터널~승강장~대합실을 아우르는 공기 순환 전 과정을 개량하고 고도화하는 데 주안점을 뒀습니다. 그동안 부분적 설비보강에 그쳐왔던 지하철 공기질 관리를 앞으로는 역사 내 공기질에 관여하는 모든 시설물로 확대하는 겁니다.
선로, 자갈→콘크리트로 교체
이를 위해 먼저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게 나타난 '터널'부터 집중 관리합니다. 서울 지하철 터널 678개소 중 현재 259개소(38%)에 설치된 노후 환기설비를 전면 개량해 터널 급배기량을 높입니다.
또 선로에 깔린 자갈이 진동하며 먼지·분진 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131.5km의 △자갈 도상을 '콘크리트 도상'으로 순차 개량합니다. 2022년부터 자갈 철로를 콘크리트 도상으로 개량하면서 미세먼지 28% 저감을 확인했습니다.
정기적인 선로 물청소, 터널 내 습기·먼지가 뭉쳐 침전된 슬러지 준설 등 터널과 선로에 쌓이는 미세먼지 제거도 병행합니다.
지하터널 환기설비. (사진=서울교통공사)
공기 순환설비 개선에 1천억 투입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게 나타나는 24개역의 공기조화기·송풍기 등 역사 내 노후 공기 순환설비도 개량합니다. 설비는 현재 250개 역에 4대씩 설치돼 있으나 이중 196개 역(78%)의 순환설비가 설치된 지 20년이 넘은 상태입니다. 공사는 공기 순환설비 교체에 이번 대책에서 가장 많은 예산인 1085억 원을 투입할 예정으로, 교체가 완료되면 지하역사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16% 이상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승객이 열차를 기다리는 승강장에도 배기시설을 도입해 초미세먼지 농도를 기존 대비 20% 이상 개선할 계획입니다. 공간 협소 등으로 대대적인 공조설비 교체가 어려운 1호선(서울역~제기동역)을 시작으로 총 34개 역사에 순차 도입합니다.
미세먼지 흡입매트·로봇 청소 도입
신발 등에 묻은 외부 먼지가 승강장·열차까지 유입되지 않도록 대합실 게이트 앞 바닥에 미세먼지 흡입매트도 설치합니다. 2020~2021년 4호선 수유역에 미세먼지 흡입매트 설치 실증사업을 벌인 결과 승강장 초미세먼지 농도가 5% 이상 저감되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또 실내로 쾌적한 공기가 유입될 수 있도록 역마다 설치된 1km 정도의 공기통로 청소주기를 평균 10년에서 5년으로 단축합니다. 공기통로가 좁은 건물 천장에 설치돼 있는 점을 감안해 로봇 등 신기술을 도입합니다.
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지하역사 전반을 대상으로 마련한 첫 종합대책"이라며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도 공기질 개선에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자갈 도상(좌)과 콘크리트 도상. (사진=서울교통공사)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