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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확률형 아이템 판매 계속···신뢰 확보에 최선"
메이플 매출 40% 차지 ‘큐브’ 판매 중단
입력 : 2024-01-10 오후 4:15:34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넥슨이 자사 게임 '메이플스토리' 확률형 아이템 '큐브' 판매 중단을 선언하면서 업계의 후속 대응에 관심이 쏠립니다. 게임 업계에선 메이플 사태가 업계 전반의 수익 모델(BM) 변화에 미칠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패키지 게임 개발 등으로 해외 진출을 적극 모색하며 입지 넓히기에 집중하는 현상이 계속될 전망입니다.
 
1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 메이플스토리 운영진은 전날 유튜브 방송에서 큐브 판매를 멈추고 게임 내에서 얻는 재화 '메소'로 캐릭터 잠재 능력을 높일 수 있게 바꾼다고 선언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해당 아이템 확률 변경 미공지와 거짓 공지 등 소비자 기망을 이유로 과징금 116억원을 부과한 뒤 일주일만의 조치인데요.
 
큐브는 메이플스토리 매출의 40%를 차지합니다. 수익에 큰 구멍이 생긴 셈인데, 이를 어떤 식으로 채울지가 관건입니다.
 
강원기 메이플스토리 총괄 디렉터와 김창섭 디렉터가 9일 유튜브 방송에서 메이플스토리 운영 방침을 밝히고 있다. (사진=메이플스토리 유튜브 방송 화면)
 
그간 넥슨은 침체된 업황 속에서도 약진을 이어왔습니다. 2023년 3분기 누적 매출 3387억7900만엔(3조742억원)에 영업이익 1301억9900만엔(1조1815억원)을 기록했는데요. 이는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각각 24%와 40% 오른 수치입니다. 이미 3분기에 전년도 연간 매출액인 3537억엔(3조3946억원)에 근접한 데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1037억엔(9952억원)을 훌쩍 넘겼습니다. 여기엔 PC 온라인 스테디셀러인 메이플스토리가 한몫 했습니다.
 
이번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 이후 메이플 게이머 이탈 규모는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기존 게이머들이 애증으로 질타하며 지켜보고 있다"고 평가하는데요. 넥슨은 소비자 이탈을 막고 신뢰를 회복하는 데 집중하는 한편, 기존 BM의 발전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확률형 아이템을 파는 타사들 반응은 미지근합니다. 이번 과징금 부과는 과거 사태에 대한 결론일 뿐, 자사 게임에 불똥이 튈 여지는 거의 없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근본적으로 캐릭터 능력치 경쟁이 핵심 BM인 업계에서 확률형 아이템을 포기하기도 힘듭니다. 중국의 판호 발급만큼이나 확률형 아이템 판매 규제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하는 것도 현실입니다.
 
한 게임사 관계자는 "담당 부서에서는 당연히 고민이 많을 것"이라면서도 "넥슨에 대한 과징금 부과 때문에 갑자기 BM에 변화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내다봤습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2021년 큐브 확률 의혹 이후) 업계 분위기가 많이 변했고 게이머들도 각성을 많이 했기 때문에,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 긍정적인 문화가 자리잡았다"고 말했습니다.
 
문제는 확률형 아이템이 업체가 발표한 확률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할 길이 부족하다는 겁니다. 3월22일 개정 시행되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게임산업법)은 아이템 확률 공개 여부만 다룰 뿐, 외부에서 실제 작동 과정을 들여다볼 수 있는 서비스를 강제하지 않습니다.
 
게임물관리위원회에서 활동할 비정규직 모니터링단 24명이 어떤 권한과 전문성으로 이를 확인할지도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넥슨 판교 사옥. (사진=넥슨)
 
현재 넥슨은 아이템이 설정 확률대로 작동하는지 외부에서 확인 할 수 있는 '넥슨 오픈 API'를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다른 주요 게임사들도 아이템 확률 공개를 하고 있지만, 넥슨 오픈 API 같은 서비스는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이런 서비스가 필요한 건 맞다"면서도 "모든 리소스를 공개하는 게 어렵고 기술적인 문제가 있는데, 특히 중소 게임사들은 넥슨 같은 서비스를 만들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다 같이 넥슨처럼 하는 방향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는 힘들 것"이라며 "게이머들이 그렇게 정보가 공개되는 게임을 더 많이 하는 식으로 게임 문화 전반을 만들어가는 단초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업계에선 장르와 플랫폼 다변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넥슨의 지난해 3분기 실적 상승 기록에는 패키지 게임 '데이브 더 다이버'도 공을 세웠는데요. 3분기 북미·유럽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78% 올랐는데, 데이브 영향이 컸습니다. 데이브는 최근 누적 300만장 판매 기록을 세웠습니다.
 
엔씨소프트(036570)는 지난해 12월 '쓰론 앤 리버티(TL)'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장비 파괴로 유명한 확률형 아이템이 아닌 외형 꾸미기 위주로 BM을 짰습니다. 올해로 예정된 세계 출시와 함께 첫 콘솔 플랫폼에도 도전합니다. 최근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SIE)와 전략적 파트너십 계약도 맺어 IP의 저변 확대에 나섭니다.
 
카카오게임즈(293490)는 엑스엘게임즈가 만드는 콘솔·PC 온라인 기반 AAA급 신작 '아키에이지2'의 구체적인 정보를 올해 공개합니다. 넷마블은 '일곱개의 대죄: Origin'을 연내 출시하는데 PC와 콘솔, 모바일 모두 지원할 예정입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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