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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행은 한 번 시작하면 멈출 수 없게 돼요"
이정우 아이오안경원 대표, 6년째 결식아동 안경 지원
입력 : 2024-01-12 오후 3:22:31
[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이정우 아이오안경원 대표는 지난 2019년부터 6년째, 자라나는 아이들의 눈이 돼주고 있습니다. 형편이 넉넉하지 못해 앞길이 막막한 아이들에게 밝은 시야를 선물해 주고 있는데요. 이 대표는 안경원을 운영하는 한 지원을 지속해 아이들의 눈앞을 훤히 트여줄 생각입니다.
 
지난 11일,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에 위치한 아이오안경원을 찾았습니다. 유명 연예인들의 사인과 사진이 빼곡이 나붙은 가게 내부는 범상치 않은 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 아이오안경원은 '우리동네 선한가게' 1기로 선정된 업체로, 형편이 어려운 아동들에게 무료로 안경테와 안경렌즈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우리동네 선한가게'는 소상공인연합회, 우리금융그룹,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사회적 약자 및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가게를 선정해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1~3기까지 총 270여 곳이 지정됐습니다. 지정된 소상공인들에게는 봉사활동 지원금 100만원이 지급되며 이들 중 경영환경개선이 필요한 선한가게에는 새로운 현판이 지원됩니다. 이와 함께 광고, 우리금융그룹 혜택, 네이버 스마트 플레이스 배너 홍보 등도 동반됩니다.
 
이정우 아이오안경원 대표가 지난 11일 서울 동대문구 창천동에 위치한 가게에서 그간 펼친 선행과 더불어 '우리동네 선한가게' 사업을 통해 받은 도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송영주 PD)
 
이 대표가 선행에 동참하게 된 계기는 다름 아닌 TV시청이었습니다. TV에서 결식아동들에게 무상으로 밥을 제공하는 업체를 보고 무작정 전화를 걸어 자신도 안경으로 아이들 지원에 동참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하는데요. 이 대표는 자영업자들이 결식아동을 지원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인 단체 '선한영향력 가게'의 이사이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안경으로 아이들을 지원하는 업체가 아이오안경원 단 한 곳이었기에 안경원에서 2~3시간 거리에 있는 경상도에서도 학생들이 안경을 맞추기 위해 찾아왔습니다. 이후 지역별로 이런 지원을 하는 안경원이 더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동참할 안경원들을 모집했습니다. 현재는 약 15곳 정도의 안경원에서 같은 선행을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멀리서 찾아오지 않아도 가까운 지역에서 안경을 맞출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최근에는 매년 오는 아이들 중 야구선수인 학생의 훈련비를 모으기 위해 직접 펀딩도 진행했습니다. 이 대표는 "야구선수의 동계 훈련비가 600만원 정도 드는 걸로 알고 있다. 훈련시기에 스카웃도 많이 이뤄지기에 동계훈련이 꼭 필요하다고 우는 아이를 보며 펀딩을 결심했다"며 "펀딩을 통해 365만원 정도를 모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11일 서울 동대문구 창천동에 위치한 아이오안경원 모습. (사진=송영주 PD)
 
아이들이 더 많이, 편안하게 안경원을 찾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 대표는 유튜브, 언론, SNS 등을 통해 홍보를 하고 있습니다. 대학 입학 전까지 지원을 하고 있지만 마지막 선물로 사비를 들여 대학생들에게 안경을 선물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매출이 급격히 떨어진 적도 있었지만 이 대표는 아이들에 대한 지원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부담이 크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이 대표는 "감당할 수 있는 정도"였다며 담담히 말했습니다.
 
안경을 지원받은 이들의 반응이 이 대표가 선행을 지속하는 데 큰 힘이 됐습니다. 이 대표는 "아이들이 편지를 써줬을 때 감동이었다"며 "늘 오던 아이가 대학생이 돼서 안경을 선물하려고 했는데 끝까지 결제를 했던 것도 기억에 남는다. 아이들이 자라는 것을 보고 있으면 큰 힘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의 이런 선행은 주위 상인들에게도 번졌습니다. 뜻을 모아 같이 후원해주는 업체도 주변에 늘어났습니다.
 
'우리동네 선한가게' 지원사업을 통해 이 대표는 10년 만에 간판을 교체할 수 있었습니다. 이 대표는 "경기가 좋지 않아서 간판 교체를 미뤄왔는데 지원을 받아 교체할 수 있었다. 새로 태어난 느낌이었다"며 "나보다 더 힘 있는 이들에게 보살핌을 받는 느낌이 들었다"고 회상했습니다. 이 대표는 사업을 통해 지원받은 100만원은 결식아동 관련 단체에 기부했습니다.
 
이 대표는 "평범한 사람이었는데 선행을 한 번 시작하면서 멈출 수 없게 됐다. 시작이 어렵지만 시작하면 뿌듯하기도 하고 좋은 일도 생기는 것 같다"며 "안경원을 하는 이상 평생 아이들 지원을 할 생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변소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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